삽을 들고 텃밭을 일구며 삽을 들고 텃밭을 일구며 권영상 오늘도 잠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며 조심스럽게 어깨를 움직여 보았습니다. 어깨가 삐걱하며 탈이 날까봐 은근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시 허리를 쭉 펴선 좌우로 가만가만 움직여도 보았습니다. 다행히 괜찮습니다. “아플 때도 됐는데........” 혼자 일어..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3.12.08
초등학교 취학통지서 초등학교 취학통지서 권영상 12월이면 초등학교 취학 통지서가 나오는 모양입니다. 서울시가 보내주는 홍보 메일에 초등학교 취학에 관한 소식이 들어있습니다. 내년도 서울시 초등학교 취학 아동이 8만여 명. 2007년 1월 1일에서 같은 해 12월 31일 사이에 태어난 아동이 여기에 해당된답니..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3.12.04
초록빛 상추 한 접시 초록빛 상추 한 접시 권영상 펑펑 눈이 내리는 걸 보고 안성에 왔습니다. 안성에 눈이 쌓이면 고립무원인 채로 한 열흘이든 보름이든 있을 생각으로 왔습니다. 라면도 한 상자 사가지고요. 편안함에 길들여진 내게 채찍이라도 한 대 갈겨줄 작정이었습니다. 그렇게 달려왔는데 안성 집에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3.12.01
11월의 눈 때문에 잘못 든 길 11월의 눈 때문에 잘못 든 길 권영상 눈이 옵니다. 대설특보답게 11월의 큰 눈이 내립니다. 나는 눈을 보고 마당을 나섭니다. 며칠 전부터 눈 내린다며 온 나라의 하늘이 오랫동안 흐렸지요. 그 탓인가요. 11월의 눈답지 않게 푸짐합니다. 이 눈이 오랫동안 내려주기를 바라면서 산을 향합니..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3.11.28
빗소리를 듣는 이 밤 빗소리를 듣는 이 밤 권영상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것이라는 기상예보를 듣고 안성으로 내려왔습니다. 집안 단속을 좀 해야겠기에 토요일 점심쯤에 내려왔습니다. 상수도 동파를 막으려고 사온 은박지가 달린 보온 원통을 씌웠습니다. 못 입는 옷으로 감싸고 비닐을 덮어 단단히 묶어놓..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3.11.25
김장은 잘 하셨나요 김장은 잘 하셨나요 권영상 김장철입니다. 이달 초부터 언론에선 김장 적기가 26일이라고 합니다. 지난 금요일이었습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는 기상예보가 자꾸 마음 쓰이게 했습니다. 안성에 심어놓은 배추 때문입니다. 26일이면 아직도 열흘이나 남았는데 노지에 배추를 그냥 둘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3.11.18
수명 연장, 반갑기만 할까 수명 연장, 반갑기만 할까 권영상 해마다 주말농장을 얻어 푸성귀를 심어왔다. 봄에는 상추 등속을 키웠고, 여름이 끝나갈 무렵엔 배추 모종을 해왔다. 모종을 해놓고 한 주일이 지나 밭에 가보면 배추벌레 꾀는 걸 본다. 어쩌다 부득이한 일이 있어 두어 주 거른 뒤에 밭에 가면 배추가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3.11.15
멧돼지 붙잡겠다고요? 멧돼지 붙잡겠다고요? 권영상 시계가 오후 2시쯤에 가 있다. 하던 일을 놓고 일어섰다. 서울에 올라가 살다온 일 주일 동안 논벌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 어여 한 바퀴 돌고와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 나는 신발을 갈아신고 등산용 스틱도 들었다. 집을 나서 벽장골 언덕에 올랐다.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3.11.10
집과 집 사이에 담장이 없다 집과 집 사이에 담장이 없다 권영상 양형이 사는 집과 우리 집 사이엔 담장이 없다. 양형이 우리 집에 올 때면 경계선 하나만 넘으면 된다. 나 또한 양형집에 볼일이 있을 때면 ‘양형, 안에 계신가요?’하며 그 경계선을 넘어 양형네 마당에 든다. 경계선이라는 게 시멘트로 만들어놓은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3.11.07
빛을 잘 쓰고 있습니다 빛을 잘 쓰고 있습니다 권영상 집이 동남향이라 오후 2시쯤이면 해가 집을 비켜간다. 해가 들 때면 집안이 홧홧하다가도 해가 지나가면 금방 썰렁해진다. 그 느낌을 몸이 금방 안다. 하던 일을 놓고 방을 나간다. 갈 데가 있다. 텃밭이다. 텃밭은 남향 벽 아래 붙어있다. 늦가을 볕을 받은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3.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