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가 익으면 생각나는 약속 오디가 익으면 생각나는 약속 강원도 영월 문학삼돌이 마을에 사시는 83세 김옥화 어르신의 글 '오디가 익으면 생각나는 약속'이 계간지 가을호에 실린 걸 보고 참 좋다 싶어 올립니다. 젊은 시인들의 동시 2023.10.09
둘이서 함께 둘이서 함께 문성란 밥을 먹기 전에 톡 반찬을 집기 전에 톡 젓가락 두 짝을 나란히 세워 보는 건 누구 키가 더 큰가 재 보는 게 아니야. 둘이서 함께 마음을 맞추고 둘이서 나란히 생각을 맞추라는 거야. 젊은 시인들의 동시 2012.07.15
주말농원에서 주말농원에서 차영미 우물쭈물 말도 건네지 못하는 나 대신에 우리 고랑의 고구마잎 단비네 고랑으로 너울너울 놀러 가고 새침데기 단비네 강낭콩 고물고물 줄기를 타고 우리 고랑으로 마실 왔다. 쭈뼛쭈뼛 딴청부리는 우리 대신 고구마와 강낭콩이 고시랑고시랑 이야기보따리 풀어놓.. 젊은 시인들의 동시 2012.07.15
햇볕 사용료 햇볕 사용료 김재순 엄마가 햇살에 머리 말린 햇볕 사용료 나뭇가지 살랑살랑 몸 말리 햇볕 사용료 강아지 몸 탈탈 털어 물기 말린 햇볕 사용료 그 많은 햇볕 사용료 누가 다 내나요? 해님이 풀잎에서 손사라치며 아, 그냥 두래요. 젊은 시인들의 동시 2012.07.05
수박 수박 김륭 아파트 단지로 쳐들어온 트럭에서 군인들이 통통 뛰어내렸어요. 꾸벅꾸벅 졸고 있던 경비 아저씨 허겁지겁 뒤를 쫓지만 꼼짝 마, 움직이면 쏜다!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용감한 군인들의 포로가 되었어요. 번쩍,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어요. 화단에 핀 해바라기와 나팔꽃.. 젊은 시인들의 동시 2012.07.05
배자바구미에게 배자바구미에게 장영복 너, 새똥이지. 내가 물으면 길쭉한 주둥이를 내밀고 “아냐, 나 배자바구미야.” 너, 배자바구미지? 새가 물으면 동그랗게 엎드리며 “아냐 아냐, 난 새똥이야.” *배자바구니: 새똥처럼 제 몸을 위장한 벌레 -동시집 <울 애기 예쁘지> 중에 젊은 시인들의 동시 2012.07.05
코끼리에게 코끼리에게 박 소명 개미네 마을을 철퍼덕 밟았다면? 그런 줄 모르고 싸금싸금 나뭇잎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며? 개미들이 소리치는 것도 못 듣고 기분 좋게 강가로 물 마시러 갔다며? 똥까지 푸덕푸덕 시원하게 싸고 커다란 귀를 펄럭였다며? -동시집 <꿀벌 우체부>에서 젊은 시인들의 동시 2012.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