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바라바압 밥바라바압 권영상 밥을 하며 힘차게 달려오는 밥솥이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하려나 봅니다. 치이이익, 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길게 나네요. 이윽고 밥바라바압- 도착 시간을 정확하게 안 아빠가 저녁 식사 나팔을 불며 들어오네요. 밥바라바압- 계간지 2023년 겨울호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23.10.24
가랑잎 가랑잎 김정일 가랑잎은 귀도 참 밝다. 바람이 조금만 스쳐 지나가도 바스락 소리를 낸다. 가랑잎은 눈도 참 밝다. 바람이 살짝 지나가도 쪼르르 따라간다. 바람이 좀만 불어도 가랑잎은 달달달 구릅니다. 바람이 가는 길을 따라 나서지요. 가랑잎이 그럴 수 있는 건 누군가 가랑잎에게 바..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7.09.27
앓고 난 아침 앓고 난 아침 윤부현 한밤내 앓고 났더니 밤새 키가 자랐나 봐요. 어휴! 몸이 휘청거려요. 목이 쑤욱 하늘 위 올라 겉달렸나 봐요. 다리가 길어졌어요. 땅바닥이 쑤욱 내려앉았고요. 쓰러질까 걸음 걷다 아찔했어요. 아침에 눈을 떴는데 일어날 힘이 없네요. 천장이 빙글빙글 돌고 어지럽..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7.08.28
도토리 도토리 유성윤 때굴때굴 도토리 어디서 왔나? 단풍잎 곱게 물든 산골서 왔지. 때굴때굴 도토리 어디서 왔나? 깊은 산골 종소리 듣다가 왔지. 때굴때굴 도토리 어디서 왔나? 다람쥐 한눈팔 때 굴러서 왔지. 산길에 들어설 때입니다. 어디선가 툭! 소리가 납니다. 산이 그쪽을 향해 쫑긋 귀를..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7.07.20
꽃씨와 도둑 꽃씨와 도둑 피천득 마당에 꽃이 많이 피었구나. 방에는 책들만 있구나. 가을에 와서 꽃씨나 가져가야지. 어느 날, 도둑이 외딴집 담장을 넘었지요. 사람이 없다는 걸 안 도둑은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먹다가 둔 밥상이 눈에 들어왔어요. 밥상엔 알뜰히 긁어먹은 작은 밥그릇 하나에 숟가..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7.06.29
대숲에는 대숲에는 조유로 대숲 에는 대 이파리 만큼 참새가 많고, 강물 에는 강여울 만큼 붕어도 많고, 원두막 에는 외 수박 만큼 할아버지 손주도 많다. 여름이 내려주는 선물. 그 선물이 뭐냐구요? 누가 뭐라해도 방학이지요. 여름방학. 학교에서 받아온 ‘방학생활’을 집 마루 위에 던지고, 달..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7.05.24
달팽이 달팽이 김동극 달팽이는 달팽이는 집을 지고 다니는 달팽이는 집 볼 사람 필요 없네. 자물쇠도 필요없네. 달팽이는 달팽이는 집을 지고 다니는 달팽이는 비가 와도 걱정 없네. 저물어도 걱정 없네. 간밤엔 달팽이가 장미허브 잎을 타고 지나갔습니다. 달팽이는 지나가면 꼭 지나간 표를 ..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7.05.17
빗방울 빗방울 송창일 비오는 날 빗방울들이 빨랫줄 위에서 동동동 줄타기 연습하오. 오늘 공터에서 축구시합하기로 접때부터 약속이 돼 있었지요. 그걸 알고 엄마는 볼일이 있다며 집을 나갔고, 아빠는 아빠대로 어디론가 전화를 한 후 휑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요. 젠장! 비 오네요. ..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7.05.06
두 가지 소리 두 가지 소리 전양봉 납작코 꼭 쥐고 엄메엄메 송아지 소리를 내면 엄메엄메 외양간에 송아지 따라 운다. 쓰담던 도령이니 그렇지. 쓰담던 도령이니 그렇지. 납작코 꼭 쥐고 비요비요 병아리 소리를 내면 비요비요 축대 밑 병아리 따라 운다. 쌀 주던 도령이니 그렇지 쌀 주던 도령이니 그..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7.02.25
시골소년이 부른 노래 시골소년이 부른 노래 최서해 나는 봄이면 아버지 따라 소 끌고 괭이 메고 저 종달새 우는 들로 나갑니다. 아버지는 갈고 나는 파고 둥그런 달님이 저 산 위에 솟을 제 시내에 발 씻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어머니가 지어놓으신 따뜻한 조밥 누이동생 끓여놓은 구수한 된장찌개에 온 식구..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