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길에서 만난 고양이 권영상 저녁 어스름 시간이다. 동네 산에 올랐다가 느티나무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어디선가 고양이 우는 소리가 났다. 힘없고 연약한 울음소리였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렸지만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다시 울음소리가 들렸다. 길을 따라 난 수로 안이었다. 거기 감장 고양이 한 마리가 울고 있었다. 지나가는 발소리를 듣고 운 모양이다. 나를 빤히 올려다본다. 내가 한 걸음 다가가자, 후닥 달아날 태세다. 그러면서도 한 녘으론 또 내게 구원의 손을 내밀 듯 그 연약한 목소리로 운다. 며칠 전에 본 그 고양이 같았다. 그때는 비가 왔다. 우산을 쓰고 이 느티나무 길을 가고 있는데 숲 안에서 고양이가 나를 보고 울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아기 고양이었다. 내가 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