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바다에 빠지다 18. 궁수 거타지 기울어가는 신라 “사신의 임무를 다하고 돌아오겠나이다.”아찬 양패가 진성여왕에게 고했다.“내 그대를 지켜줄 궁수 50명을 줄 터이니 임무를 다하고 오라.”여왕이 대전 바깥까지 따라 나왔다.당나라 사신으로 가는 아찬 양패는 여왕의 막내아들이었다.여왕은 한참 동안 아들 일행이 가는 행렬을 지켜보았다.궁수 50명여명이 따르는 행렬인데도 왠지 초라했다.그 찬란하던 신라도 숱한 반란으로 기울어져 가고, 여왕도 정치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다.사신 일행이 완도 앞바다에 이르렀을 때다.따르던 시종이 말했다.“완도에 후백제 군사들이 머문다 하니 뱃길을 군도로 바꾸는 게 좋겠나이다.”일행은 그의 말을 따랐다.배가 군도에 도착하자, 이번에는 날씨가 사나워지기 시작했다. 거친 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