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비 온 뒤 권영상 비 온 뒤 개울물이 반짝인다. 비 온 뒤 참나무숲이 반짝인다. 비 온 뒤 햇살이 금실처럼 반짝인다. 비 온 뒤 밤별이 유리쪽처럼 반짝인다. 여기, 빗방울 하나 작지만 누군가를 빛나게 한다. 권영상 동시집 국민서관, 수록 내동시 참깨동시 2024.01.30
꼿꼿한 비 꼿꼿한 비 권영상 창밖에 비 내리고 있다. 선 채 꼿꼿하게. 꼿꼿하게 내리는 빗방울을 받아들고 나무들이 꼿꼿하게 일어선다. 가끔 나무가 힘들어 누우려할 때면 비 내린다. 금을 내려긋 듯 꼿꼿하게. 꼿꼿이 일어서는 일은 힘들다. 그래서 잊을만 하면 비 온다. 꼿꼿하게. 2024년 봄호 내동시 참깨동시 2024.01.18
비 그친 뒤 비 그친 뒤 권영상 오솔길에 나가 빗방울 매달린 나무들을 흔들어주고 온다. 돌아오며 비옷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빗방울이 가득 들어있다. 2022년 8월호 내동시 참깨동시 2022.06.30
비 온 뒤 비 온 뒤 권영상 비 온 뒤 개울물이 반짝인다. 비 온 뒤 참나무 숲이 반짝인다. 비 온 뒤 햇살이 금실처럼 반짝인다. 비 온 뒤 밤 별이 유리 쪽처럼 반짝인다. 여기, 빗방울 하나. 작지만 누군가를 빛나게 한다. 동시집 <아, 너였구나> (국민서관) 수록 내동시 참깨동시 2020.01.17
빗방울 빗방울 권영상 빗방울 하나 방금 내 방 유리창에 도착했다. 빗금을 그으며 길게 미끄러져서는 무사히 멈추었다. 먼 하늘에서 날아온 빗방울 우주선. 이윽고 문이 열린다. 노란 가을 소식을 내려놓는다. <열린아동문학> 2019년 가을호 내동시 참깨동시 2019.09.03
강물 강물 권영상 강물은 어느 아침 물안개로 껑충, 날아올랐지. 꿈이 무엇이었나. 물안개는 구름으로 흐르다가 어느 아침 봄비가 되었지. 나뭇가지에 조롱조롱 빗방울 상처 받아도 모나지 않는 동그란 빗방울로 돌아왔지. <시와 소금> 2019년 여름호 내동시 참깨동시 2019.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