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혀 끝에서 온다권영상 마당에 길고양이가 눈 똥을 치우고 있는데 어휴, 하며 옆집 수원아저씨가 뭘 한 상자 들고 오신다."안녕하세요? 뭘 이렇게 안고 오세요?"추석 명절 쇠고 수원 아저씨를 오는 처음 뵙는다.우리는 명절이 가까이 오면 그 전에 명절 선물을 서로 주고 받아왔다.그러고 오늘 처음 안성으로 내려왔다. 추석 연휴가 지난 뒤라 명절을 깨끗이 잊고 내려왔는데 수원 아저씨는 그 동안 내게 뭘 더 주실 것들을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조금 더 드리고 싶어서요.”데크 난간에 들고온 상자를 어휴, 하며 올려놓았다.봉지째 따오신 포도다.“예. 포도 좀 하고요. 산책하며 주운 밤 좀 하고, 포도밭에 심은 땅콩. 요 얌전한 봉지 속이 궁금하시죠? 짧은 제 실력으로 키운 배 두 알이에요.”수원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