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친딸 엄친딸권영상 걘 뭐든 잘 하지.공부, 따놓은 1등이지.운동도 잘 하고 마음씨도 싹싹하지.엄마는 나갔다 돌아오면 걔, 걔, 걔, 하지.잊을만 한 데도 잊지 않고걔 걔 걔.걔는 나보다 커서멀리서도 우뚝해 보이지. 걘 뭐든 잘 하지.공부, 따놓은 1등이지.놀기도 잘 놀고 논다하면 화끈하지.엄마는 친구랑 전화하면 걔, 걔, 걔, 하지.그칠만 한 데도 쉬지 않고걔, 걔, 걔.걔는 나보다 예뻐멀리서도 환해 보이지. 2026년 9월호 오동나무 동요 노랫말 2026.09.06
호박순 호박순권영상 호박순은 즐겁지.호박밭을 마음대로 휘돌아다닐 수 있잖아.어디에 말뚝이 있는지어디에 그러쥐고 오를 울타리가 있는지어디에 빈둥빈둥 노는 땅이 있는지.그걸 찾느라 호박순은 바쁘지.다람쥐처럼. 2026년 9월호 오동나무 동요 노랫말 2026.09.06
머무는 법을 배운다 머무는 법을 배운다권영상 집에서 가까운 동네 산을 즐겨 오른다.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미 때문이다.소년 시절에 만들어진 버릇이 아닌가 한다. 그때는 주로 마을 인근 해안가를 따라 혼자 30리도 가고, 50리도 가곤 했다.나중 서울에 정착했는데, 산을 끼고 있는 동네였다.서울이라고 나의 걷는 성미를 바꾸지 못했다. 직장은 버스로 한 시간쯤 걸리는 거리에 있었다. 나는 그 시간 중 몇 정거장은 버스에서 내려 걷고는 했다, 50대 초반에 마지못해 승용차를 샀지만 내내 걸었다. 지방에 산재해 있는 산들도 나는 홀로 찾아가 오랫동안 걸었다. 나는 많은 날을 신들린 듯이 걸었다.물론 동네 산을 오르는 일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휴일만이 아니라 평일에도 퇴근을 하면 일몰을 본다거나 떠오..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26.09.01
깜냥 깜냥권영상 우리는저마다 하나씩 깜냥을 가지고 있지.작고 예쁜. 우리가 응애응애 울며 태어날 때엄마가 몸 안에달랑, 넣어주었지. 두고두고우리가 키워갈 마음그릇 2026년 9.10월호 내동시 참깨동시 2026.08.28
얼음장 얼음장권영상 겨울이북쪽으로 돌아갈 때 들고 가려고꽁꽁 묶어놓았다.우리 동네파란 개울물. 한 방울도놓치지 않으려고꽁꽁. 2026년 9.10월호 내동시 참깨동시 2026.08.28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권영상 식탁에서 간장종지가 사라졌다.어린 시절엔 밥상에 꼭 간장종지가 올라왔다. 콩알만 해도 대범하게 밥상 한가운데에 앉았다. 하얀 사기종지거나, 파란 청자 종지였다. 명절 끝이면 놋그릇 종지가 나왔다. 종지는 작고 오목하다. 그릇답지 않게 잔망스럽거나 또릿또릿하다. 간장종지에 담기는 간장은 뒤란 간장독에서 갓 떠온 오래 숙성된 검은색 간장이다. 밥상에 국수가 나올 땐 쪽파나 고추를 송송 썰어 넣고 들기름을 한 방울 떨어뜨린 양념간장이 나온다,이 무렵, 간장이 하는 일은 국맛을 각자 입맛에 맞게 내는데 쓰였다. 한 식구여도 연세 많으신 아버지 입맛이 다르고, 막내인 나의 입맛이 달랐다. 가끔씩 전이 올라올 때가 있다. 명절에 지진 전은 오래 간다. 그걸 상에 올릴 때 간장종지는..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26.08.21
길 건넛집 닭 이야기 길 건넛집 닭 이야기권영상 길 건너 붉은지붕집에 닭이 있다.수탉 한 마리와 암탉 세 마리다. 아침마다 그 집 주인은 닭장 문을 열어준다. 닭들은 기다렸다는 듯 앞다투어 마당으로 몰려나온다. 그리고 주저없이 그 집 대문을 벗어난다. 대문 밖엔 고추밭이며 참깨밭, 가을엔 배추 무가 크는 농가의 밭들이다. 그들은 그 밭에 뛰어들어 달리고 날고 산책하듯 조용히 밭고랑을 거닐기도 한다. 그들은 때로 우리 집에도 놀러온다. 우리 집으로 오려면 길을 건너고, 바위로 쌓아올린 축대를 타고 올라야 한다. 축대는 닭들에게 큰 장애물이지만 그들에겐 수탉이 있다. 수탉은 세 마리의 암탉을 데리고 장애물을 타고넘어 온다. 주로 뜰보리수나무 밑에서 논다. 수탉이 크고 힘센 발로 흙이나 풀섶을 긁어놓으면 암탉들이 모여드는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26.08.13
땅을 기는 두 식물의 전략 땅을 기는 두 식물의 전략권영상 폭염에 잘 사는 풀이 있다. 쇠비름이다. 식용하는 참비름이나 개비름과는 모양이 다르다. 줄기는 있으되 다른 식물들처럼 위로 크는 걸 포기하고 땅을 기는 전략을 취한다. 평면에 그려놓은 나무 모양이다. 뽑으려고 손을 뻗다가 앗 지렁이네! 하고 손을 거두지만 지렁이가 아님을 알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줄기가 지렁이를 닮아 붉고 통통하고 매끈하다. 맨손으로 풀을 뽑다가 나는 몇 번이나 쇠비름 줄기가 지렁이인 줄 알고 멈춤 하여 놀란 적이 있다. 자기 몸에 위해를 가하려는 자를 위협하는 속임수 전략인지 모르겠다. 요즘 하도 폭염이 심해 아침저녁으로 파밭에 물을 뿌려준다. 두어 번 물 뿌려준 뒤에 보면 파밭고랑이 파랗다. 어제 못 보던 쇠비름이 하루 이틀 사이에 나온다. 씨앗이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26.08.09
파란 색이 좋다 파란 색이 좋다권영상 나는 파란 색이 좋아.저기 파란 셔츠를 입고 누가 간다.그가 누군지 몰라도 파란 색을 좋아하는 그가 좋다.그도 나처럼 파란 연필로 숙제를 하고파란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 걸무척 좋아할 테지.그 사람 루루루루 저기 간다.그 사람 오늘 하루 즐거웠으면 좋겠다. 2026년 8월 오동나무 동요 노랫말 2026.08.06
누가 알겠어 누가 알겠어권영상 다들 내가 여자애라 말하지만 누가 알겠어.내가 열한 살 멋진 새인지.날아오를 듯 들길을 달릴 때마다 나는 내가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일 거라 생각하곤 하지.다들 내가 열한 살 여자애라 말하지만 누가 알겠어.내가 날개를 품은 멋진 새인지. 2026년 8월호 오동나무 동요 노랫말 202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