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7

젤로가 사라졌다(연재 9)

이야기의 바다에 빠지다  5. 비형랑 귀신의 아들로 태어나다  복숭아꽃 피는 이슥한 봄밤,혼자 살고 있는 도화의 방문이 흔들렸다.켜 둔 촛불이 춤추듯 흔들리더니훅 꺼졌다.‘복사꽃 바람이 부는 모양이구나!’도화가 다시 불을 켜려는데 눈앞에 누군가 어른거리며 서 있었다.“아니! 당신은.”도화가 놀라 손으로 입을 가렸다.좀 어둡기는 했지만 도화는 그가 누군지 단번에 알았다.“돌아가신 지 2년이나 되는 분이 여긴 무슨 일로 찾아오셨나이까?”어른거리는 그는, 죽은 진지왕이었다.왕은 대답하지 않았다.왕은 그렇게 7일을 머물다가 홀연히 떠나갔다.그 후, 도화가 아들을 낳았다.그가 비형이다.비형은 반은 귀신이고, 반은 사람이다.  소문  진평왕이바람결에 들려오는 이상한 소문을 들었다.“그 아이가 돌아가신 선왕의 아들이..

수탉이 짊어진 운명

수탉이 짊어진 운명 권영상 새벽 4시. 그 무렵 나는 잠에서 깬다. 11시에 잠자리에 들건 자정에 들건 자다가 눈을 뜨면 어김없이 4시다. 이 일을 못마땅해 하지는 않는다. 몸 어느 한 부분의 나사가 풀렸거나 기름칠이 안 돼 그러거니 하며 편하게 받아들인다. 책 한 줄을 읽으려고 책을 펴는데 난데없이 수탉 우는 소리가 들린다. 몇 해를 여기서 살아왔지만 이처럼 가까이서 새벽 닭 우는 소리는 처음이다. 가만히 새겨들으려니 길 건너 파란 지붕집 닭이다. 그러나 잠깐! 그 집에 어린 닭이 있는 건 알지만 새벽에 마을을 향해 울어 젖힐 만한 수탉은 없다. 장날에 나가 수탉이라도 사온 건가. 그러다가 고개를 저었다. 암탉이면 모를까 수탉을 사올 리는 없다. 문득 새로운 생각이 들었다. 그 집 어린 닭들이 커서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