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 5

나는 얼마짜리 인생인가

나는 얼마짜리 인생인가권영상 아침마다 옷장문을 열면 망설여진다.옷장 안에 옷은 가득 차 있는데 마땅히 입을 옷이 없다.‘오늘 또 뭘 입지?’그러며 이것저것 뒤적이다 엊그제 입고 출근했던 옷을 또 꺼낸다. 아침마다 옷장 앞에 서서 머리 쓰는 시간만큼 성가신 게 없다.“백화점 세일 기간이니 봄옷 좀 보러 가.”토요일, 집에 오니 나보다 먼저 퇴근한 아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옷장 앞에서 우물쭈물하던 내가 딱했던 모양이다. 백화점 가는 거 싫다는 내 말에도 아내는 이미 나를 데려 가기로 작정을 한 모양이었다. 그간 딸아이 뒷바라지 때문에 옷 한 벌 변변히 갖추어 입지 못한 건 나보다 아내다. 아내가 고생하고 있으니 아내에게 옷이라도 하나 사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더는 버티지 않고 따라나섰다. 아내 말대로 우선..

보름달에 나무를 심자

보름달에 나무를 심자권영상  보름달에 우리 나무를 심자나무가 자라 숲이 울창해지면보름달이 초록빛 달이 되겠지.밤이면 곱다란 초록 달빛 쏟아지고초록 바람 파아라니 불어오겠지. 초승달에 우리 나무를 심자.나무가 자라 강이 푸르러지면초승달이 초록빛 밤배 되겠지.꿈꾸면 화안히 초록 달빛 쏟아지고노 젓는 소리 참방참방 들려오겠지.    2025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