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를 기다리며 권영상 그간 장마가 길었다. 폭염도 심했다. 그런 탓일까. 나비가 통 보이지 않는다. 한번 비 왔다 하면 그냥 비가 아니라 폭우가 쏟아졌고, 한번 더웠다 하면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올여름은 유난했다. 그러니 나비 같이 약한 생명들이 견뎌내기 힘들었을지 모른다.올여름이 얼마나 유난했냐 하면 그 독하던 미국선녀벌레가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어느 때에 문득 사라졌다. 미국선녀벌레란 2009년에 우리나라에 유입 된 해충으로 나무들 어린 가지에 하얗게 내린 눈처럼 달라붙어 즙을 빠는 벌레다. 알에서 깨어나 조금 자라면 선녀같이 하얀 날개로 톡톡 날아다니고, 이게 성충이 되면 탈피하여 작은 매미처럼 온갖 나무에 촘촘히 달라붙어 수액을 빤다. 이들 때문에 농촌이 너남없이 몸살을 앓는 형편이다. 농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