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불 초롱불 박화목 초롱불 하나 호-이. 멀리서 깜박깜박 어둠 타고 내려온다. 하늘엔 일곱별이 반짝반짝 밤 깊어가는 고갯길에 초롱불 하나 깜빡깜박 졸며 내려온다. 언니가 돌아오는가 봐 초롱불 하나 호-이. 해가 져도 엄마는 안 옵니다. 엄마는 읍내에 옥수수를 팔러가셨지요. 아직 옥수수..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5.03.24
선물 선물 춘원 이광수 어린 학생이 곁으로 오더니 부끄러운 듯이 경례를 하고 살그머니 무엇을 손에 쥐여 준다. 나는 집에 돌아와 그것을 끌렀다. 종이로 싸고 싸고 또 싼 뭉치 속에서 나온다. - 수학여행 길에 주워온 조그마한 수정 박힌 돌 그때도 5월이었습니다. 마을 외진 곳 도랑둑에 늙은..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5.02.25
논갈이 논갈이 김오월 쟁기질 소가 욱-욱- 가네. 땅이 푹푹 푹 푹 파지네. 봄이 오면 한겨울 웅크리고 지내던 아이들이 제일 먼저 기지개를 켭니다. 마구 달리고 싶어하지요. 소리치고 싶어하지요. 돌멩이를 보면 멀리 던지고 싶고, 친구를 만나면 허리춤을 틀어잡고 한판 씨름을 하고 싶지요. “..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5.01.26
책 속의 동무 <시인이 들려주는 우리 동시> 책 속의 동무 주성호 동생이 받아온 1학년 1학기 바른 생활 책 속에 기영이가 아직 그대로 있다. 나와 같이 공부하던 책 속의 동무 순이도 동수도 아직 1학년 나는 지금 의젓한 3학년인데 책 속의 동무들은 아직도 1학년 그대로 있다. 새 학년, 새 책을 받아..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5.01.02
봄 향기가 나는 나무 봄 향기가 나는 나무 김요섭 나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한 아이가 나무 위로 슬슬 기어오른다. 나뭇잎이 서걱이는 사이로 또 한 아이가 또 한 아이가 나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나무는 봄비 소리 같은 울음으로 울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무 위에서 아이들은 흔들리는 가지에 ..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4.11.26
겨울 아이들 <시인이 들려주는 우리 동시> 겨울 아이들 김녹촌 손끝이 아리도록 추운 날에도 골목 안은 아이들로 법석거려요. 팽이치기 자치기 함께 뛰놀면 찬바람도 추위도 도망가지요. 귀끝이 따갑도록 추운 날에도 빈터에는 아이들로 가득 차지요. 구슬치기 말 타기 함께 뛰놀면 찬바람도 추위..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4.10.27
빵집 아이 <시인이 들려주는 우리 동시>2014년 12월호 빵집 아이 허명희 빵집 아이 옆에 서면 고소한 빵 냄새가 난다. 머리카락에서도 옷깃에서도 노랗게 잘 익는 고소한 냄새 난다. 아무도 몰래 침이 꼴깍꼴깍 넘어간다. 내게도 고소한 냄새가 났으면 좋겠다. 엄마를 따라 동네 구름빵 가게에 갔..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4.09.23
당나귀 당나귀 윤복진 달랑달랑 당나귀 점잔 피더라. 아주아주 제 꼴에 점잔 피더라. 쫄랑쫄랑 강아지 마구 덤벼도 옆눈 한 번 안 보고 지나가더라. 윗말 방앗간에 당나귀가 있었지요. 생긴 게 우스꽝스러웠지만 당나귀라야 하는 일이 딱 하나 있었지요. 방앗간 주인아저씨의 점심밥을 날라다주..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4.08.21
고향은 지도 위의 한 점 고향은 지도 위의 한 점 강구중 멀고도 먼 그리운 고향 지도를 보면 금방 찾아간다 그 점 하나에 숲이 있고 강이 있고 지도 위에도 피었다 한 그루 감나무 노란 꽃 가깝고도 먼 고향 지도 위의 한 점 보면 금방 보인다 그 점 위에 초가집이 있고 개나리 울타리도 있고 한 송이 해바라기 꽃 ..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4.07.25
돌아오는 길 돌아오는 길 박두진 비비새가 혼자서 앉아 있었다. ​ 마을에서도 숲에서도 멀리 떨어진, 논벌로 지나간 전봇줄 위에, ​ 혼자서 동그마니 앉아 있었다. 한참을 걸어오다 되돌아봐도, 그때까지 혼자서 앉아 있었다. 초등학교는 집에서 10여 리나 떨어져 있었지요. 그 길은 마을에서 ..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4.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