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집 아기 섬집 아기 한인현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스르르 팔을 베고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집은 바다 가까이에 ..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4.05.31
해를 파는 가게 해를 파는 가게 이연승 거울 가게에는 거울 수만큼 하늘이 있습니다. 날마다 하늘을 파랗게 닦아 놓고 해를 팝니다. 손님들은 하늘 속에 비친 얼굴을 보고 해가 담긴 거울을 사 가지고 갑니다. 마을로부터 너무도 먼 곳에 외딴 농부의 집이 있었지요. 그 집을 또 어떻게 알고 방물장수가 ..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4.04.29
목장 목장 김기림 뿔이 한 치만한 산양의 새끼 흰 수염은 붙였으나 아기처럼 부끄러워서 옴쭉한 풀포기 밑에 달려가 숨습니다. 염소를 키웠었지요. 아기 염소 여섯 마리. 아기 염소만큼 귀여운 새끼가 또 있을까요? 쪼그만 녀석이 할배 수염 단 걸 보면 귀엽다 못해 앙증맞지요. 아기 염소라 해..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4.03.31
물방울 편지 물방울 편지 -새에게 최향 만나면 반갑게 말 붙이던 네가 오늘은 웬일로 가만히 앉아 있니. 얘기해 보렴. 어떤 말이라도 다 들어줄게. 네가 마음을 닫으면 나도 마음을 열 수 없단다. 넌 너의 날개가 있고 난 나의 맑은 눈빛이 있는데 우리 서로 도우면 두려울 것 없잖니. 기다릴게 말문을 ..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4.02.26
아기와 어머니 아기와 어머니 어효선 아기가 밥 먹다가 흘린 밥알을 줍느라고 어머니는 애를 쓰시고, 아기가 방 안을 어질러 놓으면 치느라고 어머니는 애를 쓰시고, 아기가 나가서 안 들어오면 찾느라고 어머니는 애를 쓰시고. 엄마 이야기를 하려니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네요. TV 다큐멘터리에서 ..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4.01.29
산길에서 산길에서 이호우 진달래 사태진 골에 돌 돌 돌, 물 흐르는 소리. 제법 귀를 쫑긋 듣고 섰던 노루란 놈, 열쩍게 껑청 뛰달아 봄이 깜짝 놀란다. 진달래꽃은 철쭉꽃과 달리 먹을 수 있어 참꽃이라고도 부르지요. 봄이 오면 제일 처음 산기슭에는 참꽃이 피지요. 참꽃이 핀다해도 넉넉지 못한 ..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4.01.02
방울새 소리 <시인이 들려주는 우리 동시>2014년 2월호 방울새 소리 권오순 이른 봄 산 수풀은 은방울 숲 가지마다 조롱조롱 다닥다닥 방울새가 달아 놓은 은방울 소리 산골에도 봄 왔다고 눈 뜨라고 나무마다 방울방울 봄 종소리 구슬 같은 향내 같은 봄 종소리 방울새가 울려 주는 새말간 소리 우..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3.11.28
봄날 아침 봄날 아침 최일환 간밤에 내린 봄비 중에 가장 고운 것만 골라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았습니다. 참새들은 가장 고운 빗방울을 골라 피아노 치듯 쫑쫑 쪼아댑니다. 아, 연초록 연초록 작은 입술이 나뭇가지 가지마다 벌어지고 즐거운 노래가 툭툭 튕겨 나옵니다. 이 좋은 봄날 아침 기쁜 일..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3.10.28
부헝 <시인이 들려주는 우리 동시>2013년 12월호 부헝 이동규 떡 해 먹자 부 - 헝 양식 없다 부 - 헝 쌀 곡간이 비었느냐 둥구미째 비었단다 농사 져서 어쨌나 땅 임자가 다 차 갔네. 어이없다 부 - 헝 기막힌다 부 - 헝 *둥구미 : 짚으로 둥글게 엮어 곡식을 담는데 쓰는 그릇. “느집에 이거 없..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3.10.01
북쪽 동무들 북쪽 동무들 권태응 북쪽 동무들아 어찌 지내니? 겨울도 한 발 먼저 찾아왔겠지. 먹고 입는 걱정들은 하지 않니? 즐겁게 공부하고 잘들 노니? 너희들도 우리가 궁금할 테지. 삼팔선 그놈 땜에 갑갑하구나. 오래 전입니다. 민통선(민간인 출입 통제선) 안에 있는 통일촌에 다녀온 적이 있지.. 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2013.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