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연인처럼 나를 슬프게 한다 도시는 연인처럼 나를 슬프게 한다 권영상 도시가 당신을 즐겁게 하는가? 나는 선뜻 대답한다. 그렇다. 도시는 아름답다. 햇빛 좋은 날, 문득 강남대로나, 압구정동을 걸으면 나도 모르게 그런 느낌에 사로잡힌다. 어느 한가한 일요일, 도심의 거리를 걸을 때면 내가 이국의 수도를 걷는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03.07
주거니 받거니 하며 사는 세상 주거니 받거니 하며 사는 세상 권영상 봄입니다. 우수도 지나도 경칩도 지났으니 절기상으로도 봄입니다. 며칠 전부터 겉옷 하나 벗고 아침 산행을 하는데 추운 걸 모르겠어요. 미세먼지 탓에 오랜 날 어두운 하늘을 이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제부터는 하늘이 파랗습니다. 그 동안 참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03.04
꿈에 어머니가 오셨습니다 꿈에 어머니가 오셨습니다 권영상 “당신은 잠복을 타고 났어.” 잠을 잘 못 자는 아내는 가끔 나의 잠 습관을 부러워합니다. 내가 생각해도 좀 그런 느낌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자정을 넘기기 전에 잠자리에 듭니다. 그리고 잠에 들었다 하면 아침 6시에 눈을 뜹..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03.04
작은 행복 작은 행복 권영상 지난 보름날이다. 누님 집에 다니러갔다. 설 쇤지 오래 됐는데도 찾아뵙고 세배를 못 드렸다. 예전, 아버지 말씀으로 정월 보름까지 세배를 드려도 결례가 되지 않는다고 하셨다. 같은 서울에 살아도 때맞추어 누님을 찾아뵙는 일이 어렵다. 전화로만 매형에게 새해 복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02.27
부켄베리아, 그리고 히아신스의 사치 부켄베리아, 그리고 히아신스의 사치 권영상 지지난 해에 조그마한 부켄베리아 화분을 하나 샀다. 여러 해 전, 인도 자이살메르 고성에서 본 빛나는 기억 때문이었다. 몸이 너무 지쳐서 쉬러가자며 한 달 동안 인도에 갔었다. 그때 나는 진한 분홍의 부켄베리아꽃에 반했다. 아열대의 오..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02.23
전설적인 강릉의 2월 눈 전설적인 강릉의 2월 눈 권영상 “하여튼 눈이 어엽게 왔사! 며칠째 눈만 봐 그런지 머리가 띵한기 어지르와.” 강릉에 한창 눈 오던 날, 고향 조카한테 전화를 했더니 머리가 어지럽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열흘 동안 2미터 가까이 내린 눈만 보아왔을 테니 현기증세가 있으려면 있겠..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02.22
찜질방, 외박을 자극하다 찜질방, 외박을 자극하다 권영상 동네 전철역과 연결된 지하에 찜질방이 있습니다. 생긴 지 이태는 됐을 겁니다. 전철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올 때면 한번 들어가 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었지요. 어느 때부터인가요. 가끔 홍대역 클럽에서 놀던 딸아이는 늦으면 친구들과 찜질방에서 자..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02.11
아득히 지워져가는 사랑 아득히 지워져 가는 사랑 권영상 우면산에 오를 때면 나는 그길 앞에서 잠시 멈춘다. 산 중턱 늙은 오리나무 숲 사이로 난 작은 오솔길이다. 지난해 가을만 해도 가랑잎으로 덮인 그 길엔 분명 사람의 발자국이 있었다. 밤 사이 아무리 많은 낙엽이 떨어져 쌓였다 해도 나는 그 길 끝에 누..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02.08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 권영상 내게는 50대 후반에 퇴직한 친구가 있다. 그는 나처럼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와 40여 년간 직장에 매달려 살았다. 사는 일이 바빴으니 동창회 모임이 있대도 나오지 못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그 흔한 등산 한번 해보지 못하고, 여행다운 여행 한번 못 해봤다고..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02.02
설 잘 쇠세요 설 잘 쇠세요. 어제가 신정 같더니 오늘 벌써 설을 앞둔 그믐입니다. 아버지 살아계실 때의 말씀으론 떡국은 오늘(섣달 그믐) 먹었답니다. 이웃 어른을 찾아가 세배를 드리는 것도 오늘 치루는 행사였답니다. 설인 내일은 조상님께 차례를 드리는 날이었고요. 우리가 모르는 풍속이 많아..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