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사랑 권영상 “아저씨이!” 나는 강 건너 나룻배를 향해 소리칩니다. 사람 없는 빈 나룻배만 묶여 있지만 나룻배는 한 몫의 사람입니다. 나룻배는 물 건너 느릅나무 그루터기에 매여져 혼자 함뿍 볕을 맞고 있습니다. “배 좀 보내주세요!” 나는 또 그 빈 나룻배를 향해 소리칩니다. 그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12.29
가끔 험난함과 입맞추고 싶다 가끔 험난함과 입맞추고 싶다 권영상 아침 신문을 뒤적이던 내 눈에 “강정호의 험난한 도전, 피츠버그의 꽉 찬 내야진” 이라는 기사가 들어왔다. 야구선수 강정호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는 내용이다. 그를 받아들이겠다는 구단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 선수도 그 구단..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12.26
내가 뽑은 올해를 빛낸 선수 내가 뽑은 올해를 빛낸 선수 권영상 아르헨티나의 스포츠 권위를 자랑하는 ‘올림피아 시상식’이 올해의 축구 선수로 리오넬 메시를 제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는 디 마리아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프로골프투어와 유럽프로골프투어는 올해의 선수로 북아일랜드 출..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12.20
크리스마스가 가까이 다가오는 밤 크리스마스가 가까이 다가오는 밤 권영상 냉장고 정리를 하러 왔던 아내가 볼일을 마치고 저녁답에 서울로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을 때다. 기상 예보대로 벌써 눈발이 치기 시작했다. 눈이 와도 꽤 올 것 같았다. 다섯 시가 조금 지났는데도 창밖이 어둑해지고 있었다. 내일 출근을 해야할..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12.18
더덕 향기 더덕 향기 권영상 오전 11시. 덕수궁 옆 조그마한 음식점에서 출판사 편집자와 만날 일이 있다. 시집 출판에 관한 일이다. 어느 정도 출판이 진행되고 있지만 얼굴을 맞대고 해야 할 일이 남았다. 바쁘게 출근하던 그 시절에 비하면 11시는 여유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 사람의 일이란 게 꼭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12.12
나도 그때면 로봇을 사랑하리 나도 그때면 로봇을 사랑하리 권영상 외롭게 혼자 사는 노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경제력이 없어 좁은 방에서 혼자 밥을 하고, 혼자 세탁을 하고, 혼자 텔레비전을 보다가 밤이 되면 혼자 자는 이들. 말벗 없이 혼자 사는 이들에게도 본디 자식은 있었을 테다. 그 자식들도 처음엔 부모..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12.08
순무 김치 김장하던 날 순무 김치 김장하던 날 권영상 토요일, 아내가 내려왔다. 11월이 다 가도록 텃밭에 둔 순무 때문이다. 이때를 위해 지난 목요일 혼자 안성에 내려와 순무를 뽑고 마늘 심을 밭을 만들어 놓았다. 그간 아내나 나나 손이 나지 않았다. 주말마다 여기저기 행사가 많았다. 올해는 배추 심을 자리..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12.04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내가 보인다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내가 보인다 권영상 이슥한 밤이면 꼭 한번 잠에서 깬다. 아직 낯선데다가 또 혼자몸이라 내 몸이 긴장하는 듯하다. 어제 같이 서울에 있던 내가 여기 내려와 있다는 것, 그러니까 공간 이동 때문에 오는 심리적인 충격이 있는 듯하다. 잠이 안 오고 정신이 또렷해지..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12.01
펜실베니아의 산록을 노래하는 철새들 펜실베니아의 산록을 노래하는 철새들 01 02 03 지난 몇 해 동안 펜실베니아에 살고 있는 류형이 보내온 사진만도 참 많네요. 그 중에서 펜실베니아의 산록을 울리던 새들을 올립니다. 펜실베니아는 철새들이 남쪽으로 날아가는 출발지이며 남쪽에서 날아오는 철새들의 기착지이기도 합니..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11.23
뜰보리수나무를 찾아온 오목눈이 뜰보리수나무를 찾아온 오목눈이 권영상 잔디에 손을 보려면 세워놓은 차를 뒤로 좀 빼야 했다. 차는 언제나 뜰보리수나무가 있는 마당귀에 세워두었다. 거기 차를 빼러 가는데 뜰보리수나무 아래 덤불에서 깝죽대는 새 한 마리를 보았다. 오목눈이였다. 너무도 우연이었다. 거기에 오목..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4.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