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의 완쾌를 기원하며 수녀님의 완쾌를 기원하며 권영상 지난 연말에 수녀님께 메일을 드렸지요. 그간에 잘 계시는지, 해서요.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몸이 안 좋으시다는 소식 때문에 견딜 수 없었습니다. 요즘은 누가 몸이 안 좋다, 누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을 들으면 좀 무섭습니다. 하도 무서운 병이 많으..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2.23
입학식에도 못 가는 얼띤 애들 입학식에도 못 가는 얼띤 애들 권영상 관악산 밑 신림동에 살고 있는 친구가 전화를 했다. 그 친구 아들이 제가 살고 있는 동네의 대학에 합격했다는 말을 얼마 전에 들었다. 그 대학이라면 누구나 보내고 싶어하는 국립대학이다. 그 대학에 아들을 보낸 친구가 세상에 뭐 이런 애가 다 있..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2.20
하늘은 가지마다 붕대를 감는다 하늘은 가지마다 붕대를 감는다 권영상 어제 기상 예보에 오늘 정오부터 눈이 내린댔다. 고향에 사시는 사촌 형님의 자녀 혼사가 수원에서 있다. 아침을 들고는 부랴부랴 수원으로 향했다. 예보대로 정오가 지날 무렵부터 눈발이 날렸다. 금정역에서 4호선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 선..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2.20
조장희 선생님에 대한 추억 조장희 선생님에 대한 추억 권영상 나이 칠십, 어느덧 소년은 나이를 그득히 먹었다. 그리고 희귀한 파킨슨씨 병을 얻어 고향으로 돌아갔다. 고향 청원군의 조그마한 땅으로 돌아가 휠체어에 의지하며 살고 있다. 그 소년에겐 아직도 멀리 떠나보내지 못한 채 홀로 은밀히 간직한 과거가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2.17
뒤뜰의 모란 뒤뜰의 모란 권영상 3월 29일(화) 12시 35분. 5층 식당에 올라가 점심을 먹고 내려오는 길에 고등학교 뒤뜰로 갔다. 고등학교는 중학교와 한 울타리 안에 있다. 이 시간이면 중학교는 점심시간이지만 고등학교는 5교시 수업 중이다. 그러니 뒤뜰은 자연히 조용할 수 밖에 없다. 뒤뜰엔 짐작하..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2.17
명예퇴직원을 내며 명예퇴직원을 내며 권영상 수업종이 납니다. 나는 책과 수업준비물을 들고 부지런히 내 방을 나섭니다. 내 방 문을 열고 나가면 복도가 나옵니다. 나는 이 복도에서 왼쪽으로, 그러니까 북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그러나 작년까지만 해도 으레 오른쪽, 그러니까 남향 복도를 따라 갔습니다..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2.11
누적 방문자 2천명 안녕하세요? <오동나무집 사랑방> 주인 오동나무입니다. 오늘로 누적방문자가 2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변함없이 찾아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별 일 없이 여기까지 잘 올 수 있었던 데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호응해주시는 여러 방문자님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 블..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2.10
바보 남편 바보 남편 권영상 어슬렁어슬렁 뒷길로 걸어 집에 오던 참이다. 약국 앞에 방물장수 트럭이 서 있다. 오지그릇이며, 뚝배기, 키, 체, 나무밥주걱 등속을 잔뜩 싣고 왔다. 그 곁을 지나는 순간이었다, 오래전부터 이거 하나 사두어야지, 했던 생각이 전광석화처럼 떠올랐다. 나는 멈추었다.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2.10
소도둑 비작이 아저씨 소도둑 비작이 아저씨 권영상 눈이 내린다. 이렇게 펑펑 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면 가끔 고향의 전설 같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전설 같은 이야기라 하지만 결단코 옛 이야기는 아니다. 불과 우리 나이 열예닐곱 시절의 이야기이다. 내 고향은 농사를 짓는 마을이었으니까 자연히 집집마다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2.08
겨울이 오면 그리워지는 것들 겨울이 오면 그리워지는 것들 권영상 첫키스, 첫사랑, 첫날밤, 첫새벽, 첫술, 첫물, 첫인사, 첫추위, 첫서리, 첫경험, 첫눈....... 모두 가슴 설레게 하는 말이다. 그리고 이쪽에서 보면 이미 지나간 과거사들이고, 저쪽에서 보면 다가올 미래의 말이다. 지나간 과거사로 보면 하나하나가 영..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