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 그 안에 섞인 나 군중, 그 안에 섞인 나 권영상 나는 변덕스럽다. 죽 끓 듯 하지는 않지만 꽤 심한 편이다. 그런 까닭에 신념을 가진 분들이 부럽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그것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고집을 피우는 분들도 부럽다. 어떻게 인생 내내 신념을 꺾지 않고 줄기차게 살아낼 수 있을까. 신념 이외..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0.15
오노 요코 최근 지평선을 본 적이 있나요? 권영상 오노 요코, 오노 요코를 생각하면 구속으로부터의 자유, 해방, 플라워 파워, 존 레논, 열정, 반전....... 그런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그런 단어들이 모두 그의 것이기도 하지만 또 어쩌면 그의 것이 아닐 수도 있지요. 한 작은 동양 여자가 영국 땅에서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0.11
조용하고 편안한 모습의 여인 조용하고 편안한 모습의 여인 권영상 세종대왕기념사업회에 작품 심사가 있어 3호선 전철에 올랐다. 그곳으로 가려면 옥수역에서 중앙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옥수역에서 전철이 멎자 나는 내렸다. 중앙역을 찾느라 두리번거리는데 누가 내 허리를 잡아당긴다. “아저씨, 버스 갈아탈 돈..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0.10
오늘 하루 진심으로 겸손하고 싶다 오늘 하루 진심으로 겸손하고 싶다. 권영상 아침 전철역 근처에 대여섯 명의 남자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다. 낡은 검정구두 아니면 껍질이 벗겨진 군화에 작업복을 입은 사내들이다. “이 씨발자슥 암만 기다려도 안 오니 낼부턴 딴 사람으로 교체해요!” 그중 한 사내가 휴대전화에..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0.09
마당에 심을 나무 다섯 그루 마당에 심을 나무 다섯 그루 권영상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우거를 하나 마련했습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안성 땅입니다. 당장이라도 서울을 버리고 내려가 한적하게 살고 싶지만 거기 누가 임시로 살고 있어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 마음만 답답합니다. “이사 비용을 드리겠..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0.08
술 취한 소 술 취한 소 권영상 술 한잔, 딱 술 한 잔을 하고 돌아오면 막상 할 일이 없다. 인사불성이 되도록 먹고 와야 들어오는 대로 쓰러져 자도 잘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술도 젊은 시절처럼 술술 마실 수 없다. 그 시절엔 술을 먹어도 술 먹은가 싶게 먹었다. 그렇게 술을 먹고 택시를 타면 힘이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0.05
별에서 온 어린왕자 별에서 온 어린왕자 권영상 지난 7월 말부터다. 아침 9시면 어김없이 우면산을 올랐다. 팥배나무 산중턱에 오르면 먼저 운동기구에서 팔굽혀 펴기나 허리운동을 한다. 그러고 나면 바로 곁에 있는 팥배나무 그늘 밑 나무 벤치로 간다. 거기서 망가진 내 척추 교정을 위한 운동을 한 십여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0.02
영화 ‘호스 위스퍼러’ 인생의 늦은 오후에 찾아온 사랑 -영화 ‘호스 위스퍼러’- 권영상 가족보다 자신의 일에 성취감을 느끼는 애니(크리스틴 리콧 토마스 분)는 뉴욕의 잘 나가는 여성 잡지 편집장이다. 그러나 남편 로버트(샘닐 분)에겐 좋은 아내가 아니다. 또한 딸 그레이스(스칼렛 요한슨)에게도 자상한 ..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10.02
풍족한 한가위 되시길 풍족한 한가위 되시길 권영상 이제 추석이 3일 남았습니다. 고향이 점점 마음에 가까이 다가옵니다. 올해도 풍족한 한가위 되시길 빕니다. 화투장에서 8월을 골라 보냅니다. 추석과 연휴가 팔광처럼 즐겁고 넉넉하시기를! 안녕히.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09.27
가을 빛을 찾으러 가을 빛을 찾으러 권영상 9월 23일, 아파트 마당에 나왔다. 가을이다. 어제 보던 그 살구나무며 느티나무, 메타세쿼이어 빛이 완연하게 다르다. 감나무잎 빛깔이 다르다. 홍시빛이 우련하게 배어나온다. 이웃 건물들 위로 파랗게 뜨는 하늘에서 휘파람새 소리가 울려나오는 것만 같다. 낮.. 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2012.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