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한 자의 징벌 교만한 자의 징벌 권영상 올해로 농사를 지은 지 5년이다. 주말농장을 얻어 봄에는 상추, 쑥갓, 부추 등을, 가을에는 무,배추, 갓, 쪽파 등을 심었다. 첫해는 정말이지 흙에 대한 애정이 자식을 향한 애정 못지 않았다. 물도 넉넉히 날라다 주었다. 물뿌리개로 열번을 주면 될 일을 한번 더 ..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31
배낭에서 내려놓은 랜턴 배낭에서 내려놓은 랜턴 권영상 가끔 가까운 청계산에 오른다. 작은 배낭에다 사탕 조금, 물 조금, 휴지 조금, 우의 한 장, 이렇게 담아 메고 간다. 그 가뿐한 걸 배낭이라고 짊어지고 보면 예전 젊었을 때의 배낭이 생각난다. 젊은 시절, 설악을 오를 때면 욕심껏 배낭을 키웠다. 산을 오르..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27
시달리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 시달리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 권영상 휴대폰의 문자 메시지 공해가 심각하다. 요즘 다량으로 쏟아져오는 메시지는 대출서비스 문자다. 하루에도 몇 건씩 날아온다. 주로 전화 한 통으로 몇 백만 원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자들이다. 때로는 몇 천까지 ‘무담보 대출 전화요’라는 문자도 ..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27
도시로 끌려오는 소나무들 도시로 끌려오는 소나무들 권영상 가끔 길에서 대형 트럭에 실려오는 소나무들을 본다. 단근 작업이 된 소나무들이 쇠사슬에 또는 고무 타이어 줄에 묶여 마치 수형자 형국으로 실려온다. 저만한 나무가 되려면 족히 4,50년은 살았을 거다. 저들이 주로 강원도 산간에서 온다면 아침에 실..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26
교실에 들어온 벌 한 마리 교실에 들어온 벌 한 마리 권영상 가끔 교실에 참새가 들어온다. 수업을 하다보면 열린 창으로 참새가 들어와 황급히 돌아나갈 때가 있다. 나비도 가끔 몰래 들어온다. 몰래 들어온 참새나 나비는 그들 몸짓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서른 명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힘을 가지고 있다. 교..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26
내 몸에서 밥 냄새가 난다 내 몸에서 밥 냄새가 난다 권영상 나는 밥을 즐겨 먹는다. 줄콩을 넣은 밥도, 보리를 넣은 밥도 즐겨 먹는다. 강원도 태생이니 감자를 적당히 섞은 밥도 좋아한다. 즐겨 먹기만 하는가? 아니다. 잘 먹기도 한다. 식으면 식은 대로, 덥히면 덥힌 대로 밥이면 다 잘 먹는다. 밥을 잘 먹는 건 어..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24
쓸데없는 일과 쓸데 있는 일 쓸데없는 일과 쓸데 있는 일 권영상 구청에서 숲 정리를 하느라 베어놓은 나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적당한 걸 골라와 나무의자를 만든다. 집 뒷마당에 쟁기통을 꺼내놓고 베고, 자르고, 파고 한다. 그러다보면 손을 찧거나 베거나 옷을 찢어먹기 일쑤다. 쉬려면 잘 쉬든지, 왜..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24
세상살이에 대한 그리움 세상살이에 대한 그리움 권영상 지난 달 수요일 오후였다. 저녁 수저를 놓고 일어서는데 전화가 왔다. 강릉이었다. 큰댁 종형수님께서 돌아가셨다는 비보였다. 종형수면 사촌 형수님이시다. 가까이 살면 당연히 문상을 가야하는데, 먼 거리이고 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 같..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24
이씨의 꿈 이씨의 꿈 권영상 퇴근 무렵, 대학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사당동 근처에 있다며 한번 만나자고. 술을 끊은 친구라 나는 국립현대미술관을 떠올렸다. 미술관 근처에 가본 지 나도 오래되었다. 만나자마자 나는 그리로 핸들을 꺾었다. 친구는 요 몇해 전, 큰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한..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19
전역을 축하합니다 전역을 축하합니다 권영상 지난 주 토요일이었다. 고향에 볼일이 있어 내려갔다. 볼일을 마친 뒤에 다시 올라오려다가 문득 하룻밤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려갈 때는 가는 김에 좀 쉬었다 와야지, 하면서도 일을 마치면 서둘러 올라오곤 했다. 나는 가까운 곳에 사는 큰형님의 ..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