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고 왜 외롭지 않겠는가 남자라고 왜 외롭지 않겠는가 권영상 처남 내외는 미국 이민자다. 그들은 결혼을 한 뒤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에 건너가 치과 개업을 했다. 본디 부지런했던 이들이라 하루도 쉬지 않고 허드슨 강을 건너 출퇴근을 했다. 나라를 바꾼다고 그들의 한국인 본성이 어디로 가겠는가. 국내에 볼..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07
눈 위에 만들어놓은 노란 오줌 구멍 눈 위에 만들어놓은 노란 오줌 구멍 권영상 저번에 눈이 많이 왔다. 적설량이 25.8센티미터나 됐단다. 103년 어쩌고 하는 걸 보면 큰눈은 큰눈이다. 그 눈이 내리고 오늘 두 번째로 우면산에 올랐다. 집 앞 느티나무 오솔길을 걸어 나가는데 눈 위에 노란 오줌구멍이 있다. 테두리가 노랗다. ..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07
이 내 가슴에 수심도 많다 이 내 가슴에 수심도 많다 권영상 “해 뒤치기 전에 탁주나 한잔 하지?” 글 쓰는 선배께서 아침에 전화를 주셨다. 연말이면 늘 그분을 만나 뵈었다. 서로 쓸쓸하지 않으려고 만나 저녁을 나누거나 했다. 더구나 얼마 전에 시집도 한 권 내시고 해 나는 얼른 그러겠다고 대답을 드렸다. 사..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04
왜 일상을 탁, 걷어치우지 못할까 왜 일상을 탁, 걷어치우지 못할까 권영상 모든 걸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갈까. 나는 가끔 이런 소리를 한다. 아무 의지도 없이, 시골에 내려가 살 아무 계획도 없이, 그냥 버릇처럼 ‘시골에 내려가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면 매양 그 소리를 듣는 아내는 그게 또 괴로운 모양이다. 시골..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04
행복하기에 충분한 풍경 행복하기에 충분한 풍경 권영상 김장을 담갔다. 김장을 담그자고 서두른 사람은 아내가 아니고 나였다. 주말농장에 심어놓은 배추 12포기와 장성하게 큰 무가 추위에 얼까봐 그게 걱정이었다. 그렇다고 직장에 나가는 아내의 손을 무턱대고 빼앗기도 뭣했다. 그러던 차에 고향에서 대파 ..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03
네가 행복했으면.......이런 낙서 네가 행복했으면....... 이런 낙서 권영상 "오늘도 김주효 학교 안 왔네!" 걱정스런 내 말에 아이들이 학교 오다 골목에서 주효를 봤다고 한다. 수업을 끝내고 서둘러 애들과 주효를 찾으러 동네 골목으로 나갔다. 빠른 걸음으로 우리는 골목을 훑어 나갔다. 그러나 주효가 골목에서 우릴 기..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03
황홀한 작별 황홀한 작별 권영상 책을 펴놓고 앉으려니 쿵쿵 천둥이 운다. 꾸물거리던 하늘에서 끝내 비가 내린다. 창밖으로 자꾸 눈이 간다. 전철에서 내려 집으로 올 때 슬쩍 건너다 본 우면산의 가을 때문이다. 한 50미리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으니 어쩌면 이 비에 가을 단풍을 다 잃어버릴 것 같..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01
우리동네가 배출한 재복이 아저씨 우리동네가 배출한 재복이 아저씨 권영상 서부역 느티나무 그늘에 가면 나를 태워갈 마을버스가 늘 먼저 와 있다. 그러나 버스에 오르면 좀체 가지 않는다. 모르긴 해도 출발시간이 정해져 있을테다. 그런데도 나는 나만 생각하며 ‘얼른 좀 출발해주지’ 하는 심정으로 조바심을 태운다..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7.01
오후 5시 10분경의 골목길 풍경 오후 5시 10분경의 골목길 풍경 권영상 오후 5시 10분이면 나는 퇴근이다. 별일 없으면 골목길로 접어든다. 직장이 산언덕에 있고 보니 나의 퇴근길도 하루의 오후처럼 내리막길이다. 여름장마가 지나간 뒤의 초가을 볕은 유별나다. 눈이 시릴 정도로 빛난다. 언덕에서 한 발짝 계단길을 내..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6.30
내 두 팔에 안긴 아기의 무게 내 두 팔에 안긴 아기의 무게 권영상 누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저번 낳은 손주가 벌써 돌이란다. 시간이 나거든 잠깐 들르라며 끊었다. 아기 이야기는 전화로 몇 번 들었다. 그 아기 돌이 돌아온 모양이다. 암만 바쁘다 해도 들러야 할 일이다. 그 아기가 태어날 때를 맞추어 바람은 적당히..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3.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