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행복 외눈박이 행복 권영상 아내가 동창회를 하러간 이튿날 아침이다. 아내의 절친한 학교 동창이면서 또 내 후배이기도 한 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신문에 소개된 내 시를 잘 읽었다는 인사 전화였다. 그이는 아내와 동창이면서도 동창회에 못 가고 지금 집에서 전화를 하고 있었다. “시..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5.07.01
우리들 마음에 섬이 있다 우리들 마음에 섬이 있다 권영상 해안 여행을 하고 돌아온 후면 문득 내 마음에 숨어있는 섬을 본다. 제주 올레 7길에서 밤섬을 만난 이후로 내 마음에 섬이 하나 생겼다. 가끔 그 섬이 생각나면 제주에 내려가 살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밤섬이 보이는 푸른 소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는 ..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5.04.14
대중목욕탕이 그리운 계절 대중목욕탕이 그리운 계절 권영상 가끔 몸이 답답할 때면 대중목욕탕이 생각난다. 옷에 갇혀 살 듯 관습에 젖어 먹고살고 할 때 몸이 답답해한다. 이럴 때면 길을 가다가도 대중목욕탕의 붉은 벽돌로 지은 높은 굴뚝을 찾는다. 대중목욕탕이 없어진 지 오래다. 전엔 한 달에 한두 번씩은 ..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5.04.14
나는 새해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한다 나는 새해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한다 권영상 나는 새해 새 아침부터 막 행복해지기 시작한다. 행복해지지 않을 수 없다.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오게 됐다. 새해엔 퇴직한 내게 멋진 직장이 하나 생기겠단다. 월급도 만만치 않다. 금상첨화인 것은 주 4일제 근무다. 나머지 금요일은 반드..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5.04.12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 권영상 아침밥을 지어먹고 눈사람을 만들러 마당에 나갔다. 제법 하얗게 눈이 내렸어도 눈뭉치를 굴릴 정도는 아니다. 삽으로 눈을 긁어모아 마당 가운데에 눈사람을 하나 만들어 세웠다. 눈 코 입을 만들고, 귀도 붙였다. 내 안에 숨은 오래된 소년이 아카시 한 가지를 ..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5.04.12
세계를 웃게 해준 아프리카의 익살 세계를 웃게 해준 아프리카의 익살 권영상 “한 사람이 태어나 자신이 속한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는 것을 마쳤다면 그는 평안하게 안식을 취할 수 있다. 난 그런 노력을 다했다고 믿고, 그래서 영원히 잠잘 수 있을 것이다.” 넬슨 만델라의 어록 중 한 구절이다. ..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5.02.01
폭설 때문에 잘못 든 길 폭설 때문에 잘못 든 길 권영상 대설특보답게 11월의 큰 눈이 내립니다. 11월의 눈답지 않게 푸짐합니다. 마침 나는 이때에 운 좋게도 산을 오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단풍잎 폭 쏟아진 숲길을 조용히 지나고 있었지요. 바로 그때였습니다. 나는 멀쩡한 길을 두고 그만 딴전을 피우고 말았..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5.02.01
찬비가 내리는 이 밤 찬비가 내리는 이 밤 권영상 밤 10시쯤부터 비가 왔습니다. 나는 농촌 사람들처럼 불을 끄고 일찍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낮에 집 둘레를 청소했더니 몸이 힘들었나 봅니다. 눈을 감자, 깜깜한 창문 너머에서 빗소리가 살아나 방안으로 기어들어 옵니다. 어두워 그렇겠지요? 밤비는 수돗가..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4.12.24
나무는 우리에게 기적을 보여준다 나무는 우리에게 기적을 보여준다 권영상 가을비가 내렸다. 이 비 그치면 기온이 떨어진다고 한다. 기상예보 탓인지 바깥 풍경이 을씨년스럽다. 주말 아침마다 가던 산행을 미적거리다가 손수건을 목에 두르고 장갑을 찾아 끼고서야 집을 나선다. 산자락에 들어서다 말고 은행나무 한 그..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4.12.24
디지털 카메라를 손에서 내려놓다 디지털 카메라를 손에서 내려놓다 권영상 일요일 아침 전화가 왔다. 글 쓰는 동인 중의 한 분이 뜬금없이 ‘하늘 공원’에 억새를 보러 가잖다. 그분의 청도 고맙고 또 가을바람을 쐬고도 싶었다. 나는 우선 디지털 카메라의 배터리부터 충전했다. 카메라는 책상 서랍 속에 있었다. 지난 .. 오동나무 연재 칼럼 2014.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