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의 가로수길에서 화요일의 가로수길에서 권영상 지금도 일요일이 우리를 향해 오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즐겁지. 가끔 화요일의 가로수 길을 걸어가다 보면 문득 그런 기분에 빠져. 저쪽 수, 목, 금, 토요일의 하늘 뒤에서 들릴락말락 낮은 발소리를 내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을 일요일. 그 소리를 향해 귀.. 내동시 참깨동시 2013.01.17
되돌려주기 되돌려주기 권영상 햇볕 한 톨 받은 걸로 강낭콩은 콩꼬투리를 키워서 되돌려주고 갔다. 찌르레기는 무얼 주고 갔나. 새끼 찌르레기 잘 키워 쯔삣쯔삣, 마을 숲에 돌려주고 갔다. 피라미가 주고 간 건 무엇일까. 저를 키워준 개울물 찰랑찰랑 개울물 파랗게 해주고 떠나갔다. 나는 이 땅에.. 내동시 참깨동시 2013.01.17
잠 재우는 노래3 잠 재우는 노래3 아가야 코오코 권영상 아가가 보채는 걸 병아리가 엿듣겠다. 병아리 뿀뿀 놀리기 전에 아가야, 코오코. 아가가 보채는 걸 고양이가 엿보겠다. 고양이 콜콜 흉내내기 전에 아가야, 코오코. 아가가 보채는 걸 아기곰이 눈치챌라. 아기곰 솔솔 잠들기 전에 아가야, 코.. 내동시 참깨동시 2013.01.17
잠 재우는 노래2 잠 재우는 노래2 요기 앉아서 권영상 우리 아기 잠 드는 얼굴 엄마가 지켜 볼 게. 한 걸음도 떼지 않고 요기 앉아서 솔솔 잠 드는 얼굴 지켜 봐 줄게. 우리 아기 잠 드는 소리 엄마가 엿들어 줄 게. 한 발짝도 가지 않고 요기 앉아서 콜콜콜 잠 드는 소리 엿들어 줄게. 내동시 참깨동시 2013.01.17
잠 재우는 노래1 잠 재우는 노래1. 코코잠 권영상 우리 아기 코코잠은 우리 아기 칭얼댈 때 엄마 품이 재워주고, 우리 아기 코코잠은 우리 아기 배 부를 때 자장자장 자장자장 엄마 손이 재워주지. 우리 아기 코코잠은 우리 아기 투정댈 때 아빠 등이 재워주고, 우리 아기 코코잠은 우리 아기 잠 못 잘 때 도.. 내동시 참깨동시 2013.01.17
보름달 보름달 권영상 좀 낮은 동네에 산다 해도 보름달 못 볼 걱정은 없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불을 켜지 못한대도 괜찮다. 서로 보려고 밀치지 않아도 된다. 어디서든 잘 보인다. 내동시 참깨동시 2012.11.28
이곳 이곳 권영상 하늘은 풀벌레에게 울음을 주시고 그 울음을 달래라고 노래도 함께 주셨다. 누구든 노래 없이 살 수 없는 이곳. 풀벌레들에게는 눈물 많은 곳이 또한 이곳이다. 내동시 참깨동시 2012.11.23
내 마음의 손 내 마음의 손 권영상 이리저리 흔들리는 내 마음은 누가 잡아주나. 그때를 위해 내 안에 손을 넣어주신 분이 있다, 어머니. 나는 그 손으로 흔들리는 내 마음을 잡는다. 아무도 날 위로해 주지 않을 때 그 손으로 내 아픈 마음을 쓰다듬는다. 권영상 동시집 <엄마와 털실뭉치> 문학과 .. 내동시 참깨동시 2012.11.20
땅강아지 땅강아지 권영상 벌레 한 마리가 돌아온다. 방금 지구를 살리고 오는 길이다. 그는 오늘도 빛 대신 어두운 땅속을 파헤쳐 지구가 숨 쉬게 하는 일을 도왔다. 그가 지나가면 답답해하던 지구의 막힌 핏줄이 뻥 뚫린다. 땅강아지 한 마리가 돌아온다. 흙투성이 몸으로. <문학세대> 10월호.. 내동시 참깨동시 2012.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