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비평 111

한국 예술가를 사랑한 두 일본 여인

한국 예술가를 사랑한 두 일본 여인 -구보다 시게코와 야마모토 마사코- 살구꽃이 피려할 때 잠들었는데 자고 일어나 보니 그 꽃 다 졌습니다. 마당이 온통 떨어진 살구꽃잎으로 가득합니다. 별이 무리져 떠 있는 하늘을 걷는 기분입니다. 오랫동안 잠을 잤습니다. 꼭 21일을 잤습니다. 그 동안 백남준 곁에 누워 함께 잠을 자다가 깨다가 하며 비몽사몽했습니다. 백남준 전기를 좀 써달라고 출판사에서 요청이 왔습니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승낙을 했는데, 읽으면서 보니 좀 두려워졌습니다. 그래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백남준이 피아노 연주를 시작합니다. 손이 아니라 이마로, 팔꿈치로, 어깨로 미친 듯이 피아노를 두드립니다. 청중들은 이 놀라운 연주에 한숨을 쉬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딱, 입을 벌..

문학비평 2013.04.24

조선은 왜 춘향에게 수절을 강요하였나?

조선은 왜 춘향에게 수절을 강요하였나? 권영상 금준 미주는 천인혈이요 옥반 가효는 만성고라. 촉루 낙시할 제 민루낙이요. 가성 고처에 원성고라. 학창 시절에 외었던 이몽룡이 변사또의 실책을 탓하는 시다. 금동이의 향기로운 술은 만 백성의 피요, 옥소반의 아름다운 안주는 만 백성의 기름이라. 촛불 눈물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 노래 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았더라. 본관 사또 생신날, 이몽룡은 거지차림으로 초대받지 않은 찬짓상에 앉아 이 시를 읊조린다. 그때다. 동서남문에서 역졸들이 마패를 들고 들이친다. “암행어사 출도야!” 좌수 별감 넋을 잃고, 이방 호방 혼비백산한다. “어 추워라. 문 들어 온다. 바람 닫아라. 물 마른다, 목 들여라.” 이렇게 정신을 잃고 우왕좌왕 할 때에 이 몽룡 좌정..

문학비평 2013.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