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나는 별이야

권영상 2012. 6. 20. 09:33

 

 

 

 

나는 별이야

 

유은경

 

모래알만한 점 하나에서

우주는 시작됐다지.

 

천억 개 은하 안에 우리 은하

우리 은하 안의 별 천억 가운데

파란 지구별

지구별 안에 대한민국

그 안에 우리 마을

여기, 특별한 별 하나 반짝이지.

 

지구도 되고

은하도 되고

우주도 되는

 

바로 나, 종화라는 별이지.

 

 

 

 

여름 날 저녁이면 마당에 멍석을 펴놓고 둘러앉아 밥을 먹었지요. 저녁이 끝나면 아버지는 모깃불을 놓았습니다. 풀연기가 자옥히 피어오르면 극성스럽던 모기들도 사라지지요.

그때면 동생과 나는 멍석에 누워 밤하늘 별을 봅니다. 별은 들꽃처럼 하늘 가득히 뜹니다. 그 별 들판으로 은하수는 출렁출렁 남으로 흘러가지요. 대체 별은 얼마나 많을까? 그 생각을 하다가 문득 어린 동생과 별을 헤아립니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날 둘, 별 세 날 세, 별 네 날 네.......”

별 하나에 나 하나씩 고리를 지어 세어나갑니다. 저렇게 많은 별을 언제 다 셀 수 있을까요. 곁에 누운 동생은 끝내 잠이 들어버립니다.

커다란 우주와 마주한, 작은 나를 생각합니다. 나는 누구일까요? 저 많은 별들 중에 여기 지구별, 지구별 속의 여기 우리나라, 우리나라 속의 여기 내가 사는 마을, 그 마을의 나. 시인은 그 ‘나’가 ‘종화라는 별’이랍니다. 우주도 되고, 은하도, 지구도 되는 그 별이 바로 소중한 ‘나’라는 거지요.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날 둘.......그 옛날의 여름밤은 그렇게 자정을 향하여 흘러가 2011년의 여름밤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소년 201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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