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최종득
우리 반 한길이
선생님한테 한글 이야기 듣더니
눈물을 글썽인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
한글 만드느라 고생한 대목에서
그냥 눈물이 나왔단다.
우리 반에서
받아쓰기 가장 못하는 한길이가
한글 만든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봤어요. 밥을 넣은 유리병 중 한 병엔 ‘감사합니다’란 글귀를, 다른 병엔 ‘짜증나’란 글귀를 적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날 때마다 ‘감사합니다’ 병에는 고마워요, 행복해요, 기뻐요 등의 말을, ‘짜증나’ 병에는 귀찮어, 보기 싫어, 저리 꺼져 등의 말을 하게 했지요.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고맙습니다’ 병의 밥 곰팡이는 색깔도 하얗고 냄새도 고소했습니다. 그런데 ‘짜증나’ 병은 역겨운 냄새의 검정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식물이나 동물한테 좋은 말이나 음악을 들려주면 잘 자란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그런데 미생물마저 우리가 하는 말의 영향을 이렇게 받는다니 참 놀라웠습니다.
여러분은 남에게 어떤 말을 주로 하나요?
이 달엔 한글날이 있습니다.
세종께서 한글을 만드신 이유는 좋은 말로 서로 소통하는 좋은 세상을 이루라는데 있었을 것입니다. 기분좋은 말은 상대는 물론 그 말을 하는 사람마저 기분 좋아지게 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우리 ‘사랑해’ 그 말을 한번 해 보아요. (소년 2011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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