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아파트의 뜰 마당
오래된 아파트의 뜰 마당 권영상 아침 거실 문을 연다. 아파트 뜰 마당 모과나무에서 익어가는 노란 모과가 성큼 눈에 들어온다. 모과 향기로 뜰 마당이 가득차 오르는 듯하다. 모과나무는 4층 높이로 키가 크다. 다른 나무들은 다들 잎을 떨어뜨리는데 모과나무만은 유별나게 초록이다. 진한 초록나무 숲에 노란 모과라니! 넋을 잃고 한참을 내다본다. 가끔 창문 앞에 설 때면 참외밭의 참외를 찾아 세듯 모과들을 센다. 쉰 개도 더 넘는 그걸 눈대중으로 다 셀 쯤이면 입안이 환해진다. 모과를 깨물다 놓은 것처럼 앞니가 새콤해진다. 그런 느낌이 밀려와 눈을 찡그린다. 달고 새콤한 한 모금 침이 돈다. 오래된 아파트엔 좋은 점이 많다. 새로 지은 고층 아파트와 달리 사람을 압도하는 위압감이 없다. 뭐니 뭐니 해도 마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