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생각
최순애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 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귀뚤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한때, 나라를 일본에 오래도록 빼앗긴 적이 있었지요. 그때를 일제 강점기라고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슬픈 일이지요. 그 무렵, 뜻있는 젊은이들은 큰 도시나 외국으로 나가 공부를 했지요. 그들은 공부를 통해 일찍이 세상에 대한 눈을 떠 우리나라를 강점한 일본을 미워했지요. 한 걸음 더 나아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싸웠고, 우리 민족이 힘을 키워야 한다는 뜻을 밝히다가 일본 관헌에 붙잡혀 오랜 옥살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여기 이 시에 나오는 ‘오빠’도 어쩌면 그런 분이 아닐까 합니다.
뜸부기 울 때 비단구두를 사가지고 오겠다며 동생을 달래놓고 그분은 서울로 떠났습니다. 어린 동생은 비단구두를 생각하며 돌아올 오빠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벌써 가을이 와 뜸부기가 남으로 날아가고, 기러기가 먼 북에서 날아오건만 온다던 오빠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선물로 사가지고 온다던 비단구두가 대체 무어길래 여러 달이 되도록 오빠는 돌아오지 못할까요. 누군가에게 잡혀간 건 아닐까요. 나라를 찾겠다며 애쓰시다 그만 가엾이 돌아가신 건 아닐까요. 자꾸 걱정이 되고 또 슬퍼지는 건 웬일일까요.
<소년 2016년 11월호, 글 권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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