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들려주는 동시이야기

다툰 뒤에

권영상 2013. 3. 4. 15:28

 

 

다툰 뒤에

 

석용원

 

 

 

“내가 잘못 했어”라고

써보았다.

하이얀 종이에

써 보았다.

 

 

너는 못 들은 척

돌아앉았지.

그래서 나 혼자

마음 아팠지.

 

 

“그래 알았어”라고

써 보았다.

하이얀 종이에

가느다랗게.

 

 

 

 

형제가 함께 길을 가고 있을 때입니다. 우연히 길에 떨어진 금덩이를 형이 주웠습니다. 금덩이를 손에 들고 보니 형은 함께 가는 동생이 미웠습니다. 동생은 또 형이 들고 있는 금덩이를 보니 형이 혼자 가질 것 같아 형이 미워졌지요. 금덩이를 줍기 전에는 우애 좋은 사이였는데 금덩이 때문에 그만 형제간에 금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에잇! 이것 때문에 우리 사이가 나빠졌어!”

다리를 건널 때 형은 강물에 금덩이를 내던졌습니다.

“아니, 형! 금덩이를 버리다니!”

동생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한참을 가는 사이 형제간에 금이 간 마음은 다시 본디처럼 아물었습니다. 금덩이라는 욕심을 버리고 나자, 흔들리던 마음마저 잔잔해졌지요.

친구 사이에도 마음의 금이 가게 하는 싸움이 있지요. 그럴 때는 금덩이를 버리듯 싸우게 된 원인을 찾아 얼른 마음 밖으로 던져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 용서하거나 화해해야 합니다. 친구가 용서를 받아주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냐구요? 친구는 받아주지 않더라도 나는 계속 용서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흔들리는 내 마음이 잔잔해질 테니까요. (글 권영상, 소년, 2013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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