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가 쓰는 산문

한가위 추석 잘 쇠세요

권영상 2023. 9. 26. 11:49

 

 

한가위 추석, 잘 쇠세요

 

 

누가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

해마다 한가위 추석이 슬며시 오네요.

누가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

하늘은 커다란 달덩이를 선물처럼 보내오고요.

누가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

대추나무는 대추를 붉게 익혀 놓고

토란은 토란국 먹기 좋게 살을 찌웠네요.

누가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

세월은 내 얼굴 위에 주름살 하나 슬며시 올려놓았군요.

누가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

가을은 노란 볕을 부어내리시고

파란 가을을 저렇게 높은 하늘에 펼쳐 놓았네요.

세월은 가고 오는 것

누군가에게

감사합니다. 그 말을 해야할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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