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추석, 잘 쇠세요
누가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
해마다 한가위 추석이 슬며시 오네요.
누가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
하늘은 커다란 달덩이를 선물처럼 보내오고요.
누가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
대추나무는 대추를 붉게 익혀 놓고
토란은 토란국 먹기 좋게 살을 찌웠네요.
누가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
세월은 내 얼굴 위에 주름살 하나 슬며시 올려놓았군요.
누가 기다리기나 한 것처럼
가을은 노란 볕을 부어내리시고
파란 가을을 저렇게 높은 하늘에 펼쳐 놓았네요.
세월은 가고 오는 것
누군가에게
감사합니다. 그 말을 해야할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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