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상 <열린아동문학상> 수상 결정
계간지 <열린아동문학>이 제정하고 시상하는
제 7회 <열린아동문학상>을
부끄럽습니다만 제가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여름호에 실렸던 제 동시 '크는 아이'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시상식은 6월 3일(토)입니다.
<제 7회 열린아동문학상 -동시부문 수상 소감>
설레는 ‘유월의 초대’
권영상
누구나 나를 만나면
이야기 끝에 묻는 말이 하나 있지.
꿈이 뭐냐고.
그럴 때면
나는 솔직히 대답하지.
아직 꿈을 찾지 못했어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어요.
그러면 다들 고개를 끄덕여주었지.
그래. 나도 너만 했을 땐
꿈이 없었단다.
키가 작다는 건
얘야, 아직 꿈을 가질 시간이 충분하다는 거
아니겠니? 라고.
졸시 ‘네 꿈이 뭐니?’입니다. 수상작 ‘크는 아이’를 읽으면서 발견한 제 동시입니다. 스타일로 보아 이런 류의 동시는 제 성향이 아닙니다. 제가 시도해 보는 숱한 시들 중의 한 스타일이지만 누가 뭐래도 제 동시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두 시 모두 어린이와 어른의 차이를 성장 가능성에 두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아동문학을 해 오며 우려하는 일 중의 하나는 제 글의 주 독자인 어린이에 대한 탐구를 게을리 한다는 점입니다. 가끔 독자인 어린이를 저 만큼에 두고 이쯤에서 ‘나 홀로 동시’를 써오지 않았나 하는 자성을 할 때가 있지요. 그것은 제 문학의 좌표를 잃지 않으려는 자성이기도 하지만 시인으로서의 가능성의 여지를 만들기 위한 자성이기도 하지요.
<열린아동문학>이 제정하고 시상하는 <열린아동문학상>을 받게 되어 기쁩니다. 주지하다시피 <열린아동문학>은 고인이 되신 유경환 선생님께서 창간하셨고, 이후 배익천 선생님께서 홍종관 사장님과 복간하신 계간지입니다. 이 상이 제게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제가 유경환 선생님의 추천으로 <소년중앙문학상>에 당선되고, 오랫동안 글을 써왔다는 사실입니다. 그 분은 생전에 저를 아껴주셨고, 그 분의 저에 대한 깊고 무한한 신뢰는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점에서 오늘의 이 상은 더욱 감격스럽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 분을 향한 고마움을 고백합니다.
동시를 사랑하는가. 그런 질문을 가끔 저에게 해봅니다. 저는 동시를 사랑합니다. 동시는 세상을 간촐하게 보는 눈을 키워주었습니다. 제가 만약 동시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제 눈은 어두워졌을 테고, 세상을 사는 설레임도 몰랐을 것입니다. 저는 언제나 새로운 시도로 말미암아 비틀거립니다. 이 모자라는 듯 한 비틀거림을 저는 사랑합니다. 왜냐하면 제 문학은 언제나 그 비틀거림에서 새로이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열린아동문학>의 ‘유월의 초대’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이럴 줄 아는 내가 나는 늘 고맙습니다. 졸시를 뽑아주신 분들과 홍종관 사장님께 마음 깊은데서 우러나는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권영상(權寧相) 연보
1952년 3월 1일(음) 강릉시 초당동 361 번지에서 출생
1979년 월간 <아동문예>, 1980년<강원일보 신춘문예>, 1982년 <소년중앙문학상>에 동시 당선
1977년 영주대영중학교 국어교사로 교단에 첫발을 디딤
1981년 첫 동시집 <단풍을 몰고오는 바람>(창조의 샘) 출간
1986년-2013년 서울 배문중학교와 서문여자중학교 근무
1986년 <한국동시문학상> 수상, 그 이후 새싹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을 받음.
1987년 성균관대학교 교육대학원 마침
1990년 <韓國文學>에 수필 당선. 그 해 <버려진 땅의 가시나무>로 문예진흥원의 우수 창작 지원금 받음
1993년 <연예 정보신문>에 인도 기행 ?갠지스로 가는 길? 연재
1993년 동화 ?쥐라기 아저씨와 구두?로 <MBC 동화 대상> 단편 부문 당선.
2000년 단편동화집 <은고양이>로 대산재단 창작지원금 받음
2004년 <월간문학> 12월호에 권두 대담?신현득, 영원한 고구려의 아이?씀
2005. 마산 mbc 주최?고향의 봄 창작 동요제?에 동시 ‘기차역이 있는 바다그림?으로 금상 수상 (작곡 안영준)
2006년 동시 ‘햇빛이 칠해준 우리집?, ?공룡을 만들어 보자?로 에듀 콘서트 <귀뚜리의 음악여행> 공연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작곡가 신동일)
2008년 한국문화예술진흥위원회의 ?2008년도 우수창작지원금? 받음
2010년 서울문화재단의 문학기금 지원 받음
2012 동시집 <엄마와 털실뭉치>가 기획예산부 후원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됨
2013년 서울배문중학교에서 명예 퇴임함
2014년 월간 <문학사상>의 이해인 특집에 ‘원활한 소통의 문을 열다’로 참여
동시집 <신발코 안에는 새앙쥐가 산다> 등 디지털 책 출간
2015년 EBS 라디오 ‘윤덕원의 시 콘서트 ’시인을 만나다’ 출연
<동시마중> ‘이바구, 권영상 시인에게 듣는다’ 인터뷰 특집
2016년 ‘한국아동문학 현황과 발전 방향’ 국회 포럼에 토론자로 참여
2017년 현재, 동시집 17권, 동화집 15권, 산문집, 그림책 등 70여권 출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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