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형님 2

기도하건대 하늘의 도움으로 부디

기도하건대 하늘의 도움으로 부디 권영상 작은형수님 생신이 다가온다. 음력으로 오월 초나흘. 단오 하루 전날이다. 작은형님이 살아계실 때는 생신 날짜를 몰랐다. 가신 뒤에야 알게 됐다. 그로부터 나는 몇 번 형수님 생신에 찾아뵈었다. 초나흘이 되려면 아직 열흘쯤 남았지만 올해는 좀 일찍, 그러니까 내일 뵈러 갈 참이다. 보름 전에 작은형수님과 통화할 때만 해도 생신에 내려가겠다고 말씀 드렸었다. 그때 형수님은 마당에서 넘어져 병원에 입원해 계셨다. 그것도 연세 많은 분들이 가장 경계하는 고관절 손상으로 중환자실에 계셨다. 나는 간병인을 통해 어찌어찌 형수님과 간신히 통화를 했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다간 형수님을 영영 뵙지 못 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나를 휩쌌다. 형수님 목소리가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때는 왜 몰랐을까 권영상 내일 모레면 작은형님 기일이다. 돌아가신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주기가 돌아온다. 그때 작은형님이 입원한 병원은 동해가 내려가 보이는 언덕에 있었다. 입원했다는 연락을 받고 그 주 토요일 차를 몰아 내려갔다. 가을이었다. 병원 뜰엔 마타리가 노랗게 피어있었고, 소나무 숲 사이로 가을바다가 파랗게 눈에 들어왔다. 찾아가 뵌 작은형님은 옆구리에 의료 기구를 차고 있었다. 나는 병원 측의 허락을 받아 형님과 함께 바닷가 마을로 내려가 형님이 좋아하는 생선회를 시키고 마주 앉았다. 형님과 여유있는 시간을 가져보기는 우리 인생에서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작은형님지만 나이 차이가 있다. 작은형님 아래로는 누님이 세 분, 그 다음으로 내가 막내이다 보니 무려 16년이라는 시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