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 온상을 만들며 권영상 쯔박쯔박쯔박쯔박! 모과나무에 날아온 박새가 요란하게 운다. 목소리가 또렷하면서도 울음이 길다. 조금 전에 안성으로 내려왔다. 적막이 도는 시골 뜰안에 난데없이 박새 소리라니! 마치 어느 낯선 별에 도착한 듯 신비한 느낌이다. 보통 때는 쯔박쯔박, 두 박자씩 끊어 우는데 지금은 아니다. 연속적으로 운다. 울음소리에서 뭔가 막 다가오는 임박함과 다급함이 묻어난다. 가까이 밀려들어오는 봄 탓인 듯하다. 박새 마음이 바빠진 것 같다. 머지않아 짝을 만나고,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 칠 일을 생각하는 모양이다. 바깥 기둥에 달아놓은 온도계를 본다. 영상 16도다. 박새를 따라 나도 괜히 마음이 바빠진다. 이맘쯤에 해야 할 일이 있다. 꽃씨 온상이다. 꽃씨 온상을 하는 김에 내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