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건
권 영 상
새로이 산 손수건은
곱고 깔끔하긴 하지만
눈물을
받아들이지 못하지요.
적어도
손수건이 손수건이려면
깔깔한 성질은 마땅히 버려야지요.
주머니에 손을 넣었을 때
손 안에 포근히 잡히는
엄마의 낡은 치맛자락 같은
부드러움.
손수건이 손수건이려면
그래야겠지요.
알맞게 낡은 뒤에야
한 방울 눈물까지도
따뜻이 받아 줄 테니까요.
권영상 동시집 <아흔아홉 개의 꿈>(미리내) 중에서
'내동시 참깨동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가 베어지던 날 (0) | 2012.06.20 |
---|---|
모란 (0) | 2012.06.20 |
내 마음이 조용해질 때 (0) | 2012.06.20 |
4월이 오면 (0) | 2012.06.20 |
내 꿈은 이미 (0) | 2012.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