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소리
이오덕
탕!
총소리가 난다.
또 한 마리가
죽었나 보다.
대숲의 참새들이
다 죽고 나면
엄마야, 쓸쓸해서
어이 사나?
대들도 멍청히 서서
어이 사나?
엄마야, 내가 먹는 밥알
새들에게 나눠주고
언제나 새소리 들으며 살아갈
그런 마을에 가자.
탕!
또 한 마리가 죽었나 보다.
“알베르트, 참새 잡으러 가자.”
마을 친구들이 슈바이처를 찾아왔습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놀림 받기 싫은 슈바이처는 아이들을 따라 고무줄총을 가지고 산자락으로 갔지요. 친구들은 나뭇가지에 앉은 호도만한 참새들을 맞혀 잡았습니다.
“야! 이 겁쟁이 알베르트, 너도 잡아 보라구!”친구들이 놀리자, 알베르트도 고무줄총으로 참새를 겨누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돌멩이가 먼데로 빗나가기를 빌었습니다. 그때 마침, 마을 교회당의 종소리가 울렸습니다. 알베르트는 고무줄총을 내던지며 소리쳤지요.
“새들아, 달아나렴! 훠이! 훠이!”
작년 여름, 슈바이처의 전기를 어린이들이 읽기 쉽도록 엮어쓴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 글을 쓰며 얻은 것이 있어요. 이런 어린 시절이 슈바이처를 그토록 훌륭한 성인으로 만들었구나, 하는 점이었답니다. 살아있는 것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을 슈바이처는 평생 잊지 않고 살았던 거지요.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일에 끼어드는 것은 약한 참새를 죽이는 일만큼이나 나쁩니다. 살아있는 것은 모두 존중받아야 해요. (소년 2012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