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인들의 동시

발의 잠

권영상 2012. 7. 5. 14:13

 

 

발의 잠

               신새별

 

서울역 광장에서

잠자는 아저씨의 까만 맨발이

종이상자집에 누워 잔다.

 

어릴 적 뽀얗던 발이

까맣게 잠들어 있다.

 

어머니가 두 손으로 씻겨 주었을 발

힘없이 자고만 있다.

 

곧 서리가 내린다는데...

아들딸한테 돌아가는 꿈이라도 꾸는지

엄지발가락이

꼼지락 꼼지락

 

신발이

종이상자집 앞에서

까만 맨발을 지키고 있다.

 

                                                     -동시집 <발의 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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