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강릉에서 하룻밤을 자고 안동으로 내려갔습니다.
안동 하회마을에 조용히 내려가 하루를 자고 싶었지요.
한 때 직장에 있을 때 가 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단체라 밤새워 술을 마시고 떠드느라
대체 뭘 보고 왔는지 기억 하나 남아있지 않지요.
이번에도 도착은 밤에 했습니다.
간신히 덕여재라는 좋은 초가집에 들어 묵었습니다.
근데 마침 그 다음 날이 그 집 지붕을 이는 날이었습니다.
나는 내심 설레였지요.
예전 우리 집도 초가집이었는데, 이엉을 안아들고 지붕을 이시던 아버지 생각이 불현 났습니다.
이튿날, 마을을 한 바퀴 다 돌았지만 내 마음을 그 덕여재 지붕 이는 데에만 온통 가 있었습니다.
참 오랜만에 고향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왜 엘리자베스 여왕이나 외국의 수반들이 이곳을 찾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한국을 만나기에 참 좋은 곳임이 분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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