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미닫이문 여는 소리 권영상 오전 여섯 시 반쯤, 다르르, 울리는 미닫이문 소리에 긴 잠에서 눈을 뜬다. 겨울이라 그 무렵의 방안은 아직 어둑신하다. 새벽이라면 아직 새벽이고 아침이라면 이른 아침인 겨울날이다. 나는 방안 벽에 걸린 시계를 본다. 예의 그 시각이다. 여섯 시 반경. 미닫이문 여는 소리는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는 아파트 옆집에서 나는 소리이다. 이때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 댁의 누군가가 잠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연다. 밤사이 방 안 공기를 내보내고, 서늘한 새 공기를 받아들이려는 모양이다. 다르르, 창호문 바퀴가 레일을 따라 굴러가는 소리에 방안도 울리고 내 마음도 울린다. 방금 눈을 떴으니 잡념 하나 있을 리 없는 텅 빈 내 몸이 고요히 울린다. 그 소리는 바람처럼 가벼우면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