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새들아, 안녕! (권영상, 시인, 전 한국동시문학회 회장) 아침에 함박눈이 내렸어요. 그때 나는 눈으로 울새 두 마리를 만들어 배롱나무 가지에 올려놓았지요. 예쁘게 노래하렴! 그러고 점심 무렵에 나가 보니 울새가 사라지고 없었죠. 아니, 그 사이에? 날아갔다면 어디로 날아갔을까? 내가 생각나면 혹시 연락쯤 해주지 않을까? 막 그러고 있는데 방안에서 휴대폰 수신음이 들렸지요. 옳지. 울새들이구나! 하며 달려가 휴대폰을 집어들었지요. 여보세요?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저쪽 울새 목소리를 기다렸지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 제주도 사는 오지연입니다. 울새가 아니고 울새처럼 예쁜 목소리를 가진 오지연 시인이었습니다. 나는 오지연 시인을 아주 잘 알지요. 아주 재미있게 시를 쓰시는 흥미로운 시인이지요. 제주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