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살다온 사람 권영상 고층 빌딩 옥상에 나무 한 그루가 있다. 마치 별에 사는 나무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빌딩이 고층인데다 그 고층 빌딩이 서 있는 곳이 이 근방에서 가장 높은 언덕이다. 높은 언덕 위에 있는 고층빌딩이고 보면 그 까마득한 옥상 위의 나무가 왠지 별에 사는 것처럼 낯설다. 먼 이웃 별들과 밤이면 서로 소통하며 지낼 것 같은 신비감도 든다. 나무가 거기 별에 있는 것이 맞는다면 지금 내가 걸어가고 있는 이곳 역시 별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쪽 별 위를 걸어가며 그 회색별의 나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나는 오래 전에 이 별에 와 살고 있다. 이쪽에 온 생명은 누구나 언젠가는 그 어느 쪽으로 가게 되어 있다. 나 역시 이렇게 살다가 언젠가는 어느 별로 가는 거겠지, 그런 생각을 자연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