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카드 권영상 바깥일을 보고 돌아온 아내가 가방에서 신년 달력을 꺼낸다. 어느 사이 성탄절이 가까운 연말이다. 이 즈음이면 고향의 시골 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시는 그분이 생각난다. 올해엔 그분에게 내 손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드리고 싶어 책상 앞에 앉아 서툰 붓을 잡는다. 우리나라 겨울 꽃 동백을 그려본다. 눈만 높았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빠끔히 내 방을 들여다보던 아내가 ‘그림 뭐 잘 그리네.’ 하며 싱긋이 웃는다. 초등학생 그림 같은 이런 카드를 받으면 받는 분이 좋아하실까. 조금 망설여진다. 하지만 휴대폰이 나오기 전만 해도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은 꼭 손으로 그려 보냈다. 아마추어 그림이어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멋몰랐으니 오히려 즐거웠다. 나는 다시 팔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