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해목 3

설해목

설해목 권영상 산속 샘터에서 10분 남짓 걸어 들어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그 갈림길에 이르기 바로 전이다. 버팀목에 의지한 채 산비탈에 서 있는 소나무를 바라본다. 15년생쯤 되는 나무다. 다행히 아무 이상이 없다. 내가 말하는 ‘아무 이상’이란 소나무가 시든다거나 살 가망이 없음을 뜻한다. 그 엄혹한 날로부터 벌써 달포가 지났다. 지금도 그때 일이 잊히지 않는다. 지난 2월 22일다. 그날 서울엔 폭설이 내렸다. 폭설 전부터 오랜 시간 찬비가 내렸고, 비는 다시 진눈깨비로 바뀌었다. 밤이 되면서 진눈깨비는 다시 함박눈으로 바뀌었다. 자고 일어나 창문을 열면서 나를 탄성을 질렀다. “세상이 설국으로 변했구나!” 간단한 요기를 마치고 산에 올랐다. 산 역시 어마어마한 눈에 묻혀 있었다. 진눈깨비 끝에 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