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 3

젤로가 사라졌다(연재 15)

(월요 이야기 동시 연재)  이야기의 바다에 빠지다  11. 선화공주와 서동  아버지가 용이었다  어둠이 수북수북 내리는 밤.풀잎 오두막집 앞 연못물이 흔들리면서 그 속에서 용이 나왔다.용은 몰래 풀잎 오두막집에 숨어 들어갔다.그리고 새벽닭이 울 때쯤오두막집에서 나와 연못물을 흔들며 조용히 못 속으로 사라졌다.그 후, 풀잎 오두막집에서 애기 울음소리가 났다.사내아이였다.아이는 이름도 없이 풀잎처럼 자랐다.아버지가 누구냐, 물으면 아버지가 용이라 했다.이름도 없는 풀잎 오두막집 아이는 어머니랑 둘이 뒷산에서 마를 캐어 먹고 살았다.마를 캐어 먹고 산대서 사람들은 풀잎 오두막집 아이를 맛둥방, 서동이라 불렀다.   소문이 국경을 넘어오다  “신라 진평왕의 셋째 공주님이 그리 예쁘다네.”“예쁘기만 할까. 마음..

수탉이 짊어진 운명

수탉이 짊어진 운명 권영상 새벽 4시. 그 무렵 나는 잠에서 깬다. 11시에 잠자리에 들건 자정에 들건 자다가 눈을 뜨면 어김없이 4시다. 이 일을 못마땅해 하지는 않는다. 몸 어느 한 부분의 나사가 풀렸거나 기름칠이 안 돼 그러거니 하며 편하게 받아들인다. 책 한 줄을 읽으려고 책을 펴는데 난데없이 수탉 우는 소리가 들린다. 몇 해를 여기서 살아왔지만 이처럼 가까이서 새벽 닭 우는 소리는 처음이다. 가만히 새겨들으려니 길 건너 파란 지붕집 닭이다. 그러나 잠깐! 그 집에 어린 닭이 있는 건 알지만 새벽에 마을을 향해 울어 젖힐 만한 수탉은 없다. 장날에 나가 수탉이라도 사온 건가. 그러다가 고개를 저었다. 암탉이면 모를까 수탉을 사올 리는 없다. 문득 새로운 생각이 들었다. 그 집 어린 닭들이 커서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