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2

간밤의 유에프오

간밤의 유에프오 권영상 계절이 가을에 와 있다. 이 즈음이면 한낮 풍경이 넉넉해 좋다. 근데 한낮 풍경만인가. 밤 풍경도 좋다. 밤 풍경 중에도 야심한 새벽 풍경에 나는 관심이 많다. 새벽잠에서 깨면 불을 켜지 않은 채로 커튼을 걷고 가만히 창문을 열어 바깥을 내다보곤 한다. 그건 어김없이 새벽 3시다. 오래된 습관이어서 내 몸의 시계는 1분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때마다 이 깊은 밤 새벽 풍경을 엿본다. 다들 잠에 든 이 시간의 풍경은 신비하다. 풀벌레들은 달빛을 받으며 쉼 없이 운다. 행여 달빛을 따라 온 고라니가 마을길을 배회하다가 돌아가는 모습을 볼까 싶어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부엉이는 지금 건너편 숲에서 무얼 하는지, 뜰앞 꽃복숭아나무며 뜰보리수, 배롱나무는 이 밤에 어떤 빛깔로 별들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