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위의 카페 권영상 반쯤 열린 창문으로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온다. 위층에서 누군가 음악을 듣고 있으려니 했다. 나도 가끔 유튜브 음악을 들으면서 아래윗층분들의 조용한 시간을 방해할까봐 걱정했었다. 창문을 닫았다. 닫고 나자, 소음 같던 바이올린 소리가 오히려 질서를 잡으며 바르게 들린다. ‘저 여린 가지 사이로 혼자인 날 느낄 때 이렇게 아픈 그대 기억이 날까.’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다. 근데 들려오는 방향이 위층이 아니다. 나는 창문을 열고 창밖으로 고개를 내었다. 아, 그 집 옥상이다. 아파트 길 건너편 카페. 요 몇 달 전에 카페를 낸 그 카페 옥상에서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온다. 옥상엔 파라솔 그늘 아래 커피를 마시는 이들이 있었는데 파라솔이 사라지고 흰 천막이 여러 개 쳐져 있다.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