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 3

매미가 울지 않는 한여름

매미가 울지 않는 한여름 권영상 기온이 연일 30도를 오르내린다. 그건 여름이 점점 고비를 향해 치달아 가고 있다는 뜻이다. 밤이면 비다. 비도 폭우 수준이다. 폭염과 폭우가 나타난 게 벌써 유월 말부터다. 바깥에 나갔다 들어올 때면 몸 안의 열기가 달아올라 찬물 샤워에 매달려야 한다. 밤 역시 덥기는 마찬가지다. 기상예보도 몇몇 지역의 열대야를 예고하는 일이 잦아졌다. 이부자리를 안고 거실로 나와 보지만 한여름밤의 잠처럼 고단하다. 마치 8월을 옮겨놓은 듯한 7월이다. 보통 폭염은 7월 말에 시작하여 8월 15일을 정점으로 수그러들었다. 그러던 게 올해는 아닌 시기에 덜컥 찾아와 나도 모르게 에어컨에 손이 가게 한다. 아내가 시장을 보아온 박스에 바나나가 들었다. 하우스에서 재배한 국산 바나나라 달단다..

맹꽁이 우는 마을

맹꽁이 우는 마을 권영상 아침 기상예보 대로라면 비가 온다 해도 열흘 뒤 장마철이 되어서나 온다. 그동안 가물어도 너무 가문다. 동네 사람들 눈치 보며 수돗물을 받아다 텃밭에 뿌려준다. 작물이 폭염에 널브러져 가는 걸 보고 그냥 있을 수만은 없다. 가뭄을 한탄하고 들어온 저녁 무렵이다. 바람이 불고 낮은 구름이 몰려오더니 웬걸, 아닌 저녁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도 비도 폭우 수준이다. 기상예보가 몰라도 참 한참을 모른다. 온 들판이 거센 폭우에 행복한 비명이다. 그걸 보면서도 나는 가뭄에 단련돼 있어 잠깐 이러다 말겠지, 하고 끝나길 기다리지만 아니다. 밤을 새워 올 모양이다. 그제야 인터넷 날씨를 꺼내본다. 금방 바뀌었는지 밤 동안 100밀리 수준으로 온단다. 지붕에서 낙숫물 듣는 소리가 요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