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잘 쇠시길 빕니다
2016년 설 명절이 다가왔습니다.
누가 부르지도 않는데 설은 잘도 찾아옵니다.
고향에 부모님은 안 계시지만 그래도 거기가 고향이니까 저도 내려가려 합니다.
고향에 내려가야지, 하는 마음이 있는 걸 보면 이 나이에도 안 계시는 부모님이 못내 그리운가 봅니다.
이제는 고향 내려가는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부모님 살아계실 땐 오직 부모님 뵈오러 고속도로를 타고 곧장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부모님 안 계시는 지금은 집에 가기 전에 어디 꼭 중간에 들렀다가 갑니다.
예전엔 부모님을 위해 모든 시간을 바쳤다면 지금은 그 사이에 우리를 위한 시간을 끼워넣습니다.
이번엔 미실령을 넘어
설악산 아래에 있는 척산온천을 들러보려고 합니다.
나이를 먹었으니 내 몸을 좀 챙겨볼까 싶어, 그쪽으로 방향을 틀어보려 합니다.
온천도 좀 하고, 밥도 사 먹고, 그러고 천천히 고향집에 갈 겁니다.
내 욕심을 챙길 대로 챙기는 것 같은데도 왠지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오는데가 있습니다.
내 욕심이 채워져도 부모님이 안 계셔서 그런 듯 합니다.
내 살 고에 바빠 언제쯤부터는 고향집도 내려가지 않고 말 때가 있을 테지요. 그런 때가 오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만 그게 마음 같이 되겠나요.
이제는 고향집도 내 부모님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 <오동나무집 사랑방>을 찾아주시는 분들 모두 설 잘 쇠시길 바랍니다.
고향에 다녀오실 분이라면 무사히, 잘 돌아오시길 빕니다.
그럼, 총총.
<오동나무집 사랑방> 주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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