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가사 5편>
편지부치러 가요
권영상
아빠, 우체국에 편지 부치러 가요.
할머니가
우리 편지 기다리겠어요.
봉숭아꽃 보시며 할머니는
우리 편지 기다린댔지요.
아빠, 꽃 지기 전에 우리
편지 부치러 가요.
초록 밤새야
권영상
초록 초록 초록 밤새야
높이 나는 초록 밤새야
구름 뒤에 숨어 있는
저 달빛을 물어다오.
울 엄마 혼자 오는 밤길
환히 비춰드릴란다.
초록 초록 초록 밤새야
비껴나는 초록 밤새야.
붙잡아도 잡히지 않는
저 반달을 물어다오.
울 엄마 오는 길을 찾아
태워 싣고 올란다.
나는 얄미운 놈
권영상
소낙비 쏴아 쏟아질 때 그때 나는
잽싸게 다리 밑에 숨어 들었지.
다리 밑에 숨어들 때 그때 나는
비 맞는 들판을 보고 비웃었지.
아, 나는 얄미운 놈. 얄미운 놈.
나만 혼자 소낙비를 피하고 있었지.
힘 약한 참새들
권영상
힘 약한 참새들은
놀아도 떼지어 논다.
떼지어 다니며
떨어진 풀씨를 쪼고
떼지어 다니며
풀섶에 콕 숨어 잔다.
노래를 해도
힘 약한 참새들은
떼지어 한다. 잽잽잽.
신발 두 짝
권영상
얌전을 떨던 신발 두 짝이
까불댄다 까불댄다. 까불댄다.
까불까불, 아니 까댁까댁
삐딱빼딱, 아니 촐삭촐삭
신발코로 콩콩 코를 찍다가
신발 두 짝 뽀득 볼을 부빈다.
달님
권영상
구름을 밀쳐내고 짠, 달님이 나온다.
불그레한 얼굴로 싱긋 웃어주는 달님.
어두웠던 마을이 대낮같이 밝아진다.
어두웠던 내 마음이 하얗게 벗겨진다.
구름을 밀쳐내고 짠, 달님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