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발자국
권영상
시멘트 길 위에
찍어놓고 간
누군가의 발자국.
그 발자국에 가을 빗물이 고인다.
발자국을 두고 간 그 사람은
어디 살고 있을까.
지금 그의 양말이
고요히 빗물에 젖고 있을지 모르겠다.
발이 축축해지는 것 같아
자꾸 발을 문질러주고 있을지 모르겠다.
가을비 오는 날
내 발도 거리로 나가고 싶어 한다.
어쩐지 양말이
젖는 것 같다.
<학산문학> 2023년 겨울호
비 오는 날의 발자국
권영상
시멘트 길 위에
찍어놓고 간
누군가의 발자국.
그 발자국에 가을 빗물이 고인다.
발자국을 두고 간 그 사람은
어디 살고 있을까.
지금 그의 양말이
고요히 빗물에 젖고 있을지 모르겠다.
발이 축축해지는 것 같아
자꾸 발을 문질러주고 있을지 모르겠다.
가을비 오는 날
내 발도 거리로 나가고 싶어 한다.
어쩐지 양말이
젖는 것 같다.
<학산문학> 2023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