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을 만났죠
권영상
양을 만났죠.
잠이 안 올 때 이불 속에서 세던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양 네 마리, 양 다섯 마리.......
그 양들을 여기 대관령 목장에서 만났죠.
밤마다 만난 양들이어서
양들은 멀리서도
나를 얼른 알아보고 달려왔죠.
나는 잠이 안 오는 날의 밤처럼
양들을 세었죠.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양 네 마리, 양 다섯 마리, 양 여섯 마리......
나는 그만 스르르 잠에 들려고 하죠.
풀밭에서의 낮잠
달콤하겠죠.
계간지 <춘하추동> 2023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