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출신 권영상 아동문학가 데뷔 40주년 동시집 `멸치똥'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나왔다. 한국 동시 문학을 이끌어 온 강릉 출신 권영상 아동문학가가 데뷔 40주년을 맞아 신작 동시집 `멸치똥'을 펴냈다.
작고 시시해 보이는 멸치, 그중에서도 멸치 똥(내장)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빼버리는 보잘것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저자는 멸치가 거친 바다를 헤엄치는 원동력이 바로 그 똥에 있다고 말한다.
그 순간 멸치는 말라비틀어진 연약한 존재에서 바다를 휘젓고 다니는 강한 존재가 된다. 누군가를 감싸 안고 살아 까먹고 버려도 온몸을 잔뜩 구부리고 있는 `귤껍질', 나눠 먹을 사람을 생각하게 만드는 `콩 반쪽'같이 작거나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을 바라보면서 숨겨진 의미를 찾아낸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거친 바다를 헤엄치는 놀라운 힘'이 있다는 따뜻한 깨달음을 전해 준다.
책은 `1부 눈도 밝지' `2부 또렷이 내가 보인다' `3부 외로워 말렴' `4부 입술을 만져본다' `5부 참 좋다'로 구성돼 50편의 시가 담겼다. 책 곳곳에 따라 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저자는 “내 동시집이 달팽이가 책장을 넘기는 소리, 청개구리가 장맛비를 부르는 노래, 바람과 별이 스치는 소리가 배어 있는 모과나무 같았으면 한다”고 했다.
강원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저자는 동시집 `구방아 목욕가자' `엄마와 털실뭉치' `도깨비가 없다고'와 동화 `내 별에는 풍차가 있다' `둥글이 누나' 등 70여권을 냈다. 세종아동문학상, 새싹문학상, MBC동화대상, 소천아동문학상, 열린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림은 장경혜 작가가 그렸다. 위즈덤 하우스 刊. 108쪽. 1만2,000원.
이현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