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시 참깨동시

운주사 돌부처

권영상 2019. 7. 22. 18:47

 



운주사 돌부처

권영상 

 


밥 먹고

오줌 누고

간밤, 고래고래 싸움질하던

동네부처님들이 운주사 절마당에 와 앉아 계신다.

 

술 냄새는 다 버리고

웬걸, 살구나무집 김씨 아저씨처럼 도로

반듯해졌다.

 

아빠, 밥 먹으러 오래!

어린 여자아이 목소리가 등 뒤에서 난다.

 

돌아다보니

돌부처 한 분이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아침 드시러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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